'국회서 또 깨질라'··한나라, 정부 '군기잡기'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7.0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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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원세훈,강만수 준비 잘하라"....야권 대여공세 사전차단 의도

"행정안전부 장관은 준비해 주시고, 기획재정부 장관도 혼날 준비하셔야 한다".

9일 오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7차 고위당정회의.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한승수 국무총리와 정부 부처 장관들 앞에서 한 말이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작심한 듯 행정부 '군기'를 다잡았다. 그는 42일 만에 문을 여는 18대 개원국회의 의사일정을 소개하면서 "총리와 관계 장관은 진땀을 흘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본회의 긴급 현안질의와 쇠고기 국정조사 등에서 민주당 등 야권의 대정부 총공세를 각오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이어 그는 "(국회에서) 쇠고기 대책과 고유가 등 민생안정대책, 경찰의 시위진압 과정이 문제가 될 것"이라며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은 준비하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도 혼날 준비를 하셔야 한다"고 했다.



원 장관은 경찰의 촛불집회 과잉진압 논란에, 강 장관은 고환율정책으로 인한 고물가 경제위기 책임론에 현재 휩싸여 있다.

홍 원내대표는 특히 쇠고기 국정조사와 관련 "정부가 쇠고기 문제를 적극 알려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몽준, 공성진 최고위원도 각각 "(한나라당이) 행정부에 여러 말을 드리는 데 정부가 이해해야 한다" "가끔 총리와 장관들에게 질책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군기잡기'에 동참했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이처럼 각 부처 장관들을 단속하고 나선 것은 대여 공세의 빌미를 줘선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17대 국회 말미의 쇠고기 청문회가 '반면교사'가 됐다는 전언이다.

당시 쇠고기 관련 부처 장관들의 미숙한 대응으로 논란이 더욱 커졌던 만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윤선 대변인은 "지난 5월 임시국회의 쇠고기 청문회와 대정부질문에서 각 부처 장관들의 대처가 미흡해 문제가 생겼었다"며 "'군기잡기'라기보다는 관련 부처가 철저하게 (긴급 현안질의나 국조를) 준비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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