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이 2조5000억원 이상 줄어 인수 부담이 한결 가벼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재무적으로 자신이 있다고 해도 너무 비싸면 곤란한게 사실"이라며 "대우조선 주가가 내려가면서 분명히 인수 희망 기업들의 부담도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우조선의 주가는 지난달 4일 4만8750원(이하 종가기준)을 고점으로 급락세를 탔다. 지난 8일 종가는 3만6100원. 한달새 25.9%가 내렸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9조3303억원에서 6조9092억원으로 2조4211억원이 줄었다. 매각 대상 지분 50.37%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1조2195억원이 줄어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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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인수 부담도 크게 줄게 됐다. 시가의 100%를 할증해 베팅한다고 하면 지난달 4일 기준으로는 9조3994억원이 필요하지만 이제는 6조9604억원으로 줄었다.
물론 M&A에서 인수가격 산정에 시가총액이 절대적인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심리적으로는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게 M&A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M&A 전문가는 "경매를 하더라도 1만원짜리 가격표가 붙어있는 물건에는 2만원을 베팅할 수 있어도, 5000원짜리 물건에 2만원을 베팅하기는 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시가총액이 줄면 인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인수 부담 완화는 인수전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자금 동원력이 약한 기업들의 운신의 폭이 더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판돈이 줄어들면서 해볼만한 승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높은 몸값 때문에 인수를 망설이고 있는 다른 잠재 후보를 자극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STX그룹 등 대우조선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높은 가격 때문에 주저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강덕수 STX 회장의 경우 "대우조선이 좋은 회사인 것 만은 분명하다"며 여러차례 관심을 보인 바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주가 약세를 감안해 산업은행이 매각 시기를 늦추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각 당사자인 산업은행 입장에서 보면 대우조선의 주가가 높을 때 팔아야 좋겠지만 이미 조기 매각을 선언해놓은데다 민영화 등 산적한 현안을 고려할 때 주식시장 눈치를 보면서 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