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선진당 겨냥 교섭단체 요건 완화 시사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7.0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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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 논란..민주 "정치적의혹" 선진 "환영"

홍준표, 선진당 겨냥 교섭단체 요건 완화 시사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8일 "총선 당시 국회 상임위 숫자에 상당하는 의석을 확보한 정당은 교섭단체 자격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현재 국회법상 교섭단체는 '국회의원 20명 이상이 소속된 정당'이 구성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지난 4.9 총선 당시 18석의 의석을 얻은 자유선진당은 교섭단체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국회 운영상에 상당한 제약을 받아왔다.



홍 원내대표의 언급은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를 통해 보수정당인 선진당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향후 국회 운영에서 '협조'를 얻겠다는 의도로 풀이돼 논란이 예상된다.

통합민주당은 당장 한나라당의 정치적 의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과거의 경험을 볼 때 위인설관식으로 어떤 정당을 위해 추진하면 성사가 잘 안됐다"고 말했다.

조정식 원내대변인도 "한나라당으로부터 교섭단체 구성 조건 완화와 관련한 공식적인 제안을 받은 적이 없지만 갑자기 이를 들고 나오는 이유가 의심된다"면서 "소수 야당을 끌어 들이려는 속셈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창조한국당과의 '연대'까지 추진해 온 선진당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권선택 선진당 원내대표는 "우리나라의 교섭단체 구성 의석수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소수자 권리 침해라는 지적이 많았다"며 "이런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자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했다.

한편, 교섭단체 구성 완화가 현실화될 경우 선진당은 무난히 교섭단체에 포함될 전망이다. 현재 국회 상임위 수(17개)가 선진당의 의석수보다 적은 데다 정부조직 개편으로 상임위가 개편되면 15~16개로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교섭단체는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일부 가져갈 수 있고 국고 정책지원비가 크게 늘어나는 등 혜택을 받게 된다. 또 교섭단체간 협상에도 참여할 수 있어 국회 운영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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