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 정몽준, 차기대권 '교두보' 확보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7.0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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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당 7개월 만에 당내 2인자 위치 올라...독자세력화 성공이 과제

'2등' 정몽준, 차기대권 '교두보' 확보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7.3 전당대회를 통해 당내 입지 구축이란 성과를 거뒀다. 입당한지 불과 7개월 만에 '2등 최고위원'의 반열에 오른 것은 조그만 '기적'이다.

당 대표 선출은 좌절됐지만 차기 대권의 교두보는 확보했다는 평가다. 특히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양대 계파의 협공을 뚫고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기대 이상이라는 의견이 많다.



정 최고위원은 이번 전대에서 '대담한 변화, 대의원 혁명'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계파정치가 여전한 당의 구태와 거리를 두는 '차별화 전략'이었다. 선거 막판까지도 '친이계'와 '친박계'의 계파 갈등을 싸잡아 비판하는 정면 승부수를 던졌다.

이런 맥락에서 정 최고위원의 차점 득표엔 '새 정치'를 향한 국민들과 당원들의 바람이 담겨 있다는 말이 나온다.



정 최고위원은 이번 전대에서 대의원 현장투표에선 밀렸지만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2895표(46.29%)를 얻어 1891표(30.13%)를 얻는데 그친 박 신임 대표를 크게 눌렀다.

집권여당의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민심'이 정 최고위원에게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정 최고위원은 당분간 양대 계파와는 거리를 두고 독자 노선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명실공히 '당내 2인자'의 자리에 오른 만큼 독자 세력화를 모색할 전망이다.


정 최고위원은 선거 과정에서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당의 견제 기능을 유독 강조해 왔다. 개각을 앞두고 '거국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여권 주류측에 대한 비판과 쓴소리로 점차 발언권을 높여갈 가능성이 크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개표 결과 발표 후 연설을 통해 "한나라당은 더 이상 과거의 사적인 기준으로 다투고 분열하지 않아야 하며 계파 갈등과 반목은 과거 시간으로 떠나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문자 그대로 하나의 한나라당이 돼야 한다"며 "국민 속으로 전진하는 집권 여당의 모습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앞길에 놓여 있는 걸림돌도 적잖다. 우선 당내 세력화가 문제다.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정 최고위원으로서는 전무하다시피 한 당내 기반을 구축하는 게 급선무다.

이 때문에 정 최고위원이 계파에서 자유로운 당내 세력을 규합해 연대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당내 개혁 목소리를 꾸준히 대변해 온 원희룡, 남경필 의원 등 '원조 소장파'와 전략적 제휴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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