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100배' 즐기기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08.07.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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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ital Life]최신영화에서 노래방까지..TV가 생활을 바꾼다

# 7월5일 토요일 아침 눈을 뜬 김시청 씨는 TV를 켰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나’ 신문보기 메뉴를 선택해 조간 신문 헤드라인을 골라 눈에 띄는 기사를 읽었다. 아침 겸 점심을 간단히 먹은 김씨는 주중에 늦은 퇴근으로 놓친 드라마가 생각났다. 지상파 드라마 보기 선택. 12시간이 지난 프로여서 무료로 시청했다.

조금 무료해진 김씨는 운동을 해 볼까 싶다. 주문형비디오(VOD) 중 요가를 선택했다. 한시간 정도 낑낑대며 따라하다보니 땀이 좀 나는 것 같다.



‘영화나 볼까’ 영화관에 가냐고? 천만의 말씀. 김씨는 리모콘을 들고 최신 영화를 골랐다. 극장에서 내려온지 한달 남짓된 이 영화는 3500원을 결제해야 한다.

저녁에는 오랜만에 가족들이 김씨 집으로 모였다. 저녁을 먹고 과일로 후식 상을 차린 김씨 가족들은 TV 노래방을 즐기기로 했다. 맥주 한 잔을 곁들이니 값비싼 노래방이 부럽지 않다.



인터넷TV(IPTV)와 함께 한 김씨의 하루다. 물론 김씨는 가상의 인물이지만 IPTV로 서비스되는 신문, TV프로그램, VOD, 요가, 노래방은 실제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게임, 검색, 홈쇼핑 등의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시청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올 하반기 본격적인 IPTV 서비스가 시작되면 실시간 방송도 시청할 수 있게 된다.

IPTV '100배' 즐기기


◇영화에서 어학까지 "내 마음대로"

실시간 방송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는 현재 IPTV의 주 메뉴는 VOD서비스다. 메가TV와 하나TV는 8만여편의 VOD 콘텐츠를 확보했다. 현재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콘텐츠는 3만~5만여편. 후발 사업자인 마이LGTV는 1만2000편의 콘텐츠를 보유,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제공하는 VOD는 편수만큼 장르도 다양하다. 지상파 방송에서 방영된 프로그램 다시보기가 대표적이다. MBC, KBS, SBS 등 지상파 프로그램은 방영 12시간 후면 VOD로 즐길 수 있다. 사업자별, 방송사별로 500원이 과금된다. 방영 7일이 지난 VOD는 무료다.

IPTV의 또다른 인기 VOD는 영화다. 개봉시기에 따라 무료에서 3500원의 요금이 붙는다. 최근 개봉한 영화일수록 요금이 높다. 교육과 유아 프로그램도 인기가 많다.



수능 등 초중고교 교육 프로그램 뿐 아니라 어학, 로스쿨 자격증 대비 프로그램 같은 성인 교육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또 애니메이션 등 유아 대상 프로그램도 메인 메뉴에 따로 배치되어 있다. IPTV 사업자들은 각각 전문 교육업체나 콘텐츠 업체와 제휴를 맺는 등 콘텐츠 수급에 나서고 있다.

이 밖에 요가, 요리, 음악 등 취미 프로그램이나 고화질(HD) 다큐멘터리, 성인 프로그램, 스포츠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IPTV '100배' 즐기기
◇노래방, 쇼핑도 즐긴다

IPTV가 기존 TV와 다른 점은 디지털에 기반한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다. 대표적인 것이 홈쇼핑. IPTV의 홈쇼핑은 인터넷쇼핑과 TV홈쇼핑을 장점을 섞어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VOD형식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홈쇼핑 채널과 마찬가지로 상품의 자세한 모습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고 원하는 상품을 시간에 관계없이 선택할 수 있다.



게다가 리모콘을 통해 간단하게 주문, 결제를 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현재 리모콘으로 직접 주문하는 형식은 KT의 메가TV에서만 제공되고 있다. 향후 하나TV 등도 직접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메가TV는 더 나아가 신용카드를 직접 단말기에 접촉해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노래방도 인기 서비스 중 하나다. 가사는 기본이고 최신곡, 인기곡 등의 메뉴에다 노래검색, 예약기능까지 갖췄다. 마이크를 연결하면 실제 노래방과 다를 바 없다. 실제 노래방에는 없는 애창곡 등록 기능까지 갖췄다. 좋아하는 노래를 애창곡으로 등록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기능이다.

게임과 날씨 교통 등 생활정보, 디지털 사진 갤러리 등도 IPTV에서 제공되는 부가 서비스다. IPTV업체들은 이 밖에도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개발, 선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KT는 최근 열린 월드IT 2008 전시회에서 닌텐도 위를 연상시키는 동체인식 게임을 선보였다.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서비스될 예정이다.



◇조만간 실시간 방송까지 갖춰

2006년 7월 하나TV가 상용서비스를 실시하고 2년만에 IPTV 가입자는 150만명을 넘어섰다. 2005년 시작한 디지털케이블 방송이 현재 13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한 점과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서비스 개시 5년만에 230만명의 가입자 성적을 기록하는데 비해 훌륭한 성적표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부터다. IPTV의 가입자 성적이 서비스 초기 무료체험 등의 공격적인 마케팅에서 비롯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하나TV가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텔레마케팅 등에서 주춤한 모습을 보이자 90만명을 넘어섰던 하나TV 가입자가 5월말 현재 86만명 수준으로 뒷걸음질쳤다.



관건은 ‘실시간 방송’의 파괴력이다.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메가TV, 하나TV, 마이LGTV 등은 실시간 방송이 빠진 프리(Pre)IPTV다. 업계에서는 지상파 재전송 등 실시간 방송이 시작되면 IPTV 가입자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IPTV 법과 시행령 작업의 마무리단계에 돌입해 오는 10월경에는 실시간 방송이 포함된 진짜 IPTV를 만날 수 있을 예정이다. 실시간 방송이라는 날개를 단 IPTV가 유료방송의 핵폭탄으로 작용할지, 지상파 재전송이 늦어져 어려움을 겪은 위성방송의 전철을 밟을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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