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ㆍ증시 불안 시기 투자법은

머니투데이 오상연 기자 2008.07.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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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보유비중 높여 3분기 이후 증시 반등 대비"

유가 상승세에 브레이크가 잡히지 않고, 주식 시장도 맥을 못 추고 있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도 한풀 꺾인 분위기다. 이럴 때 돈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시중은행 PB들은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리면서 주식투자 적기를 기다리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유동성을 확보하라= 지금은 투자보다 '안정'을 추구할 시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이정걸 국민은행 PB팀장은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3개월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나 특정금전신탁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채나 부동산 신탁도 은행에서 매입이 보장돼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박승안 우리은행 PB팀장도 "아직은 주식시장 등에 관심을 쏟을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가 바닥이라고는 볼 수 없어 추가적인 하락이나 자금 이탈 등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물가연동채권 등을 활용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물가연동채권은 안정적인 데다 물가상승률만큼 채권원금이 올라가고 상승한 수익분에는 비과세가 된다. 박승안 팀장은 "물가연동 채권의 경우 금리가 높을 수록 할인률이 커 들어가는 시점이 중요하다"며 "금리는 앞으로 오를 확률이 큰 만큼 콜금리가 올라가는 시점에 들어가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투자'는 접어라= 강우신 기업은행 PB팀장은 "부동산 시장은 하향 안정화 단계에 접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 일시적으로 회복되더라도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 투자 비중은 줄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승안 팀장은 부동산 시장에 대해 "곧 가시적인 위험이 드러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투자용 부동산을 무리하게 산 사람들은 현재 이자부담을 크게 겪고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급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급매물이 나와도 투자용으로 그만한 돈을 주려고 사려는 사람이 없어 부동산 시장은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될 지 모른다고 예상했다.

이정걸 팀장은 "일부 지역을 제외한 부동산 투자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피스 정도라면 약간의 투자 가능성은 있지만 권할 만 하지 않다"며"실수요 용도가 아니면 부동산 매매는 좋지 않은 시기"라고 말했다.


◇증시, 하반기를 대비하라= 현재 주식시장 상승을 막고 있는 대외요인인 유가 상승세와 미국 경기 침체 등의 먹구름이 걷히기 전까지는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 팀장은 올 4분기 쯤이면 유가가 안정되고 미국 경기 등 외부의 불확실한 요인이 사라지면서 아시아 증시가 전반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때 '브릭스' 지역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러시아와 브라질은 원자재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이미 많이 올랐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신 인플레이션 우려로 영향력이 다소 축소됐던 중국과 인도 등을 대안으로 거론했다.



중국과 베트남 등 상반기에 수익률이 좋지 않았던 지역 펀드에 투자할 것을 권유한 박 팀장은 "이미 어렵고 안 좋다는 얘기가 들렸던 만큼 관심을 갖고 연말까지 3차례에 걸쳐 분산해 들어가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강 팀장은 "국내 주식시장에 관심을 두라"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올라가면 기업 실적에 빨간불이 켜지기 쉽지만 아직 한국 기업들 실적은 괜찮은 편"이라며 "유가만 안정되면 국내 주식 시장은 급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최근 유가에 투기수요도 있는 만큼 이런 자금들이 증시로 유입되는 시점을 기다려 볼 만하다"며 "3분기에는 증시나 경기 등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브릭스 증시에 대해서는 "갖고 있는 상품이 있다면 보유하되 새롭게 투자하기엔 위험한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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