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헛바퀴, 한달 넘기나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8.06.2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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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가 헛돌고 있다. 30일이면 1달째 접어든다. 국회의장을 뽑지 못했고 상임위원회를 구성하지 못했다. 100여개 입법안은 발이 묶였다.

정부가 내놓은 고유가 민생대책도 국회의 뒷받침이 없어 발만 구르고 있다. 쇠고기 정국으로 빚어진 사상 초유의 입법부 공백 사태다.



해결될 기미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원내 1, 2당인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은 상대방이 국회 공전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아무래도 더 부담스러운 쪽은 여당인 한나라당이다. 한나라당은 단독 개원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국회의장이라도 우선 뽑자는 입장이다.



이후 임시국회를 다시 소집해 고유가 대책과 쇠고기 문제 등에 대해 긴급현안질의를 벌이겠다는 복안이다. 한나라당은 다음달 1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 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단독 개원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다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전례가 없는데다 야당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켜 정국을 더 경색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홍준표 원내대표의 단독개원 시사 발언은 야권 압박용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홍 원내대표는 "야당의 요구 95% 이상을 들어줬다"며 "이제 남은 5%를 민주당이 양보해 국회에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압박에 민주당은 거리정치로 맞서고 있다. 민주당이라고 해서 등원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촛불시위에 정부가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한게 터닝포인트가 됐다.

국회냐 거리냐를 놓고 고민하던 민주당은 강경진압에 맞서 '국민보호'를 내세우며 거리로 방향을 틀었다. 울고 싶은데 마침 뺨을 맞았다는 격이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단독 개원은 제3공화국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발상"이라며 "여당의 절반 밖에 안 되는 의석으로 국회에서 쇠고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고비는 7월 첫 주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잇따라 여는 의원총회 결과와 이에 대한 양당 원내대표간 접촉이 어떤 접점을 찾아낼지 관심이다.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쇠고기 정국의 추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당분간 야권은 장외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며 "극적인 타협이 필요한 때"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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