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美통신사업 정리냐 재추진이냐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08.06.2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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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힐리오 지분 전량 버진모바일에 출자…2대주주 지위확보

SK텔레콤 (57,500원 ▼900 -1.54%)이 미국시장에서 비싼 수업료를 물고, 독자적인 이동통신사업을 정리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05년 미국에 설립한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힐리오의 지분 전량(3900만달러)을 버진모바일에 출자하고, 추가로 2500만달러를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번 계약에 따라 8월말까지 버진모바일의 지분 약 17%와 이사회 의석 2석을 확보하게 된다. 사실상 미국에서의 독자적인 이동통신사업을 접은 셈이다.

SK텔레콤이 앞으로 버진모바일의 2대 주주 지위를 발판으로 미국 이통사업의 궤도를 어떻게 수정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애물단지' 힐리오 매각

SK텔레콤은 지난 2005년 미국 이통시장 진출을 위해 어스링크와 합작으로 MVNO 힐리오를 설립했다.

그러나 2006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힐리오는 2년을 넘긴 현재 가입자수가 고작 18만명에 머물고 있다.


SK텔레콤은 초기 자본금 2억2000만달러를 비롯해 총 4억1000만달러를 힐리오에 쏟아부었다. 그러나 힐리오는 지난해 3억27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난을 벗어나지 못해 SK텔레콤에겐 돈만 먹는 애물단지였다.

SK텔레콤은 이번에 힐리오를 넘기는 대신 버진모바일의 지분 일부를 확보하는 '차선의 카드'를 선택했다.



SK텔레콤이 확보하는 버진모바일의 지분 17%의 가치는 3900만달러 정도로 평가된다. SK텔레콤은 결국 미국 시장 진출로 3억7000만달러를 날린 셈이다.

◇버진모바일도 고전중

버진모바일은 영국의 버진그룹이 2002년 미국에 설립한 MVNO다. 현재 가입자수는 510만명으로 미국내 2위의 MVNO다.



버진모바일은 힐리오 합병을 통해 후불시장을 적극 개척함으로써 수익성을 개선하고, 주력인 선불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돌파한다는 복안이다.

SK텔레콤도 이번 계약으로 앞으로 버진모바일의 강력한 브랜드를 바탕으로 미국 전역에서 이통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힐리오의 한계를 벗어나 앞으로 전국 사업자인 버진모바일을 통해 더욱 다양한 미국내 이통사업모델을 모색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버진모바일은 지난해 하반기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주력인 선불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어려움에 처해있다.

때문에 SK텔레콤이 단기간내 버진모바일을 발판으로 새로운 사업전략을 수립, 추진하거나 지분의 추가 확대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힐리오를 통해 비싼 수업료를 톡톡히 치룬 만큼 당분간 버진모바일 경영에 참여하면서 장기적인 미국 사업전략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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