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유료방송 경쟁 도화선될까

머니투데이 신혜선 기자 2008.06.29 14:56
글자크기

9월 출항 '카운트다운'...IPTV 도전에 CATV 바짝 긴장모드

실시간 방송을 겸비한 IPTV가 유료방송 시장경쟁의 도화선이 될 것인가.

지난 27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업(IPTV법) 시행령을 원안대로 최종 확정하면서, 수개월간 질질 끌었던 IPTV법제도가 상당부분 제모습을 갖추게 됐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에 의존한 채 '짝퉁 IPTV' 서비스를 해왔던 KT,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은 실시간 방송을 겸비한 IPTV 상용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초고속인터넷에 기반한 IPTV 서비스가 유료방송 시장에 본격 합류하게 되면, 케이블TV 중심의 유료방송 시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관련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IPTV vs CATV '전면전' 불가피



방통위는 30일 IPTV 관련법 고시에 관한 온라인 의견청취를 거쳐 7월 4일 고시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고시가 발표되는대로 사업자 선정작업에 착수해 8월중 사업자 선정작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이르면 9월부터 IPTV 상용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선 '프리IPTV' 서비스를 하고 있는 KT와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이 사업허가를 신청할 것이 확실하고, '오픈IPTV' 사업을 벌이고 있는 다음도 신청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전제로 한 IPTV 서비스의 등장은 무엇보다 기존 케이블TV 시장 중심으로 고착화돼있는 유료방송 시장을 역동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IPTV 사업자의 등장이 국내 유료 방송 시장의 규모를 키울 지 아니면 기존 1500만 가구의 케이블TV 시장을 뺏고 뺏는 수준에 머물지는 두고 볼 일이다.

IPTV가 기존 케이블TV 콘텐츠의 '진부함'을 덜고, 특히 '쌍방향 방송'이라는 플랫폼 특성을 살려 차별화를 시도할 경우 케이블TV를 대체하는 새로운 유료방송의 주자로 자리잡는 것은 물론 새로운 시장 형성에 일조할 수 있다.



하지만 초기 시장부터 케이블TV 진영과 IPTV 사업자간 가격경쟁이 심화될 경우 유료방송 시장은 최악의 상황으로 몰릴 수도 있다.

◇케이블TV 방어전략은 '결합상품'

케이블TV 진영은 디지털 전환 속도를 1차 경쟁 포인트로 삼고 있다. 1500만 케이블TV 세대 중 현재 디지털 전환 가입자는 130만 정도로 10%에 못미친다. 케이블TV 진영은 2009년까지 이 수준을 600만 세대인 40% 정도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케이블 진영의 또다른 경쟁 포인트는 결합상품을 통한 가격 경쟁력이다. 번호이동이나 접속료 산정 문제가 남아있지만 인터넷전화(VoIP)를 기존 초고속인터넷과 케이블TV와 결합한 TPS 서비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오광성 한국케이블TV방송 SO협의회장은 "VoIP와 결합해 가격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이라며 "특히, 원가 절감을 위해 다양한 방안이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제3의 대기업 진출도 '주목거리'



IPTV 상용 서비스와 함께 또 다른 관심사는 새로운 대기업 콘텐츠 사업자의 등장 여부다. 36개 대기업이 의지만 있다면 종합편성 및 보도채널을 운영할 수 있다. 즉, 새로운 방송사, 예를 들어 제 2의 'YTN'도 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홈쇼핑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현대백화점이나 대형 SO로서 이미 콘텐츠 사업자를 거느리고 있는 태광산업의 사업 확대가 주목받는 이유다.

콘텐츠 진영에 새로운 대기업의 등장은 지상파나 기존 보도채널에 실증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볼 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그 분야가 전문 채널이 아닌 오락, 뉴스 등을 포함한 종합편성 채널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변화다.



통신사업자 한 관계자는 "논란 끝에 대기업 진출 요건을 완화한 이유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방송산업 활성화가 목적 아니겠냐"며 "하지만 기대처럼 자본력을 갖춘 새로운 콘텐츠 사업자가 등장할 지는 장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