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설탕도 중독이 된다고요?

윤장봉 대한비만체형학회 공보이사 2008.06.2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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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이야기만 같은 '마약중독'과, 술에 대해서 관대했던 우리나라에서도 '알코올중독'의 폐해에 대해서 이제는 널리 알려지고 있습니다.

정선에 카지노가 개설되고 난 뒤에는 '도박중독'에 대한 사회고발 프로그램도 심심치 않게 보여지더니, 이제는 젊은 여성들에서는 '쇼핑중독', 청소년에서는 '인터넷 중독', 청장년층에서의 '섹스 중독' 등 각종 '중독'이 넘쳐나는 사회가 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개인의 의지력 부족이나 정신 못 차려서 패가망신하려고 한다는 것들이 이제는 '중독'이라고 하는 커다란 질병의 측면으로 바라 보게 됩니다.

이 수많은 중독에 또 한가지를 덧붙여야 될 것 같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탄수화물 중독'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탄수화물 중독증이란 빵, 케이크, 떡, 초콜릿, 과자 등 당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스스로 억제하지 못하고 배고픔과 상관없이 탐닉하게 되는 증상을 이야기합니다.



최근 젊은 여성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한식보다는 빵이나 과자로 식사를 대신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고, 밥보다 빵이 좋다고 하는 경우도 흔히 자주 봅니다. 여기서 좀 더 진행을 하게 되면, 특별히 배가 고픈 것도 아닌데 짜증이 나면 빵을 찾거나,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을 달고 사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나는 식사를 안 했으니까 이 정도는 괜찮아'라고 스스로를 합리화 합니다.

'알코올중독'과 비슷하게 보자면 '알코올'이 체내로 들어오게 되면, 중추신경계 억제 작용을 하게 되며 힘들었던 일들도 좀 달래지게 되고 편해집니다. 하지만 계속 알코올을 섭취하게 되면 지난번 정도의 스트레스 감소를 위해서는 더 많은 양을 마셔야만 마음이 달래지게 되고, 결국 술을 마시지 않으면 항상 우울감과 자기 비하감 때문에 견딜 수 없어 더 마시게 됩니다. 육체적 의존성까지 나타나게 되면 술이 없으면 손이 떨리거나 섬망을 보기까지 이릅니다.

'탄수화물 중독증'도 비슷해서 일정한 당분이 체내로 공급되면 당장의 에너지 보충과 함께 기분도 나아지지만, 점점 더 많은 탄수화물을 먹어야지만 스트레스를 해소해 나가게 되고, 나중에는 당분이 공급되지 않으면 짜증이나 노곤함을 견디지 못해서 배고프지 않아도 계속 먹어야만 생활을 유지하게 되는 '중독'의 단계에 들어가게 됩니다.


아직은 탄수화물 중독증은 확립되거나 정확한 과학적 근거를 가진 질환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만 현대의 비만에서 중요한 한가지 요소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탄수화물 중독증에 대한 '자가 진단 검사'는 몇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아침을 배불리 먹고도 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배가 고프다.
2. 밥, 빵, 감자칩, 햄버거, 단 음식 등을 먹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3. 음식을 금방 먹은 후에도 만족스럽지 않다.
4. 음식을 보거나, 냄새 맡거나, 상상만 해도 먹고 싶은 자극을 받는다.
5. 가끔 계획했던 일이나 약속 등을 저녁식사 후 게을러져서 취소하곤 한다.
6. 정말 배고프지 않는 데도 먹을 때가 자주 있다.
7. 밤에 잠들기 전에 뭘 먹지 않으면 잠들기 힘들다.
8. 식사 때 배불리 먹으면 나른하고 힘이 없다.
9. 오후 3-4시쯤 되면 피곤해지고 배고프다.
10. 배가 불러 거북한 데도 계속 먹는다.
11. 다이어트를 계속하는데도 그때뿐이고 다시 살이 쉽게 찐다.
12.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위 질문에 대해 '예'라는 대답이 네 개에서 다섯 개이면 탄수화물 중독증에 걸릴 위험이 높고, 일곱 개 이상이면 탄수화물 중독증으로 보아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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