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사장 재공모 속출…길어지는 업무공백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08.06.2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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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공기업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공모에 수십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흥행에 성공하는 듯 했으나 상당 수가 정부의 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재공모 결정이 이뤄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당초 이달 말까지 주요 공기업 사장 인사를 대략 마무리지으려 했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 졌다. CEO 공백 기간이 길어지면서 업무에 차질을 빚는 업체들도 나타나고 있다.



25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산하기관 가운데 사장 재공모가 확정된 곳은 한국전력과 한국석유공사, 전기안전공사 등 3곳이다.

이미 한차례 공모에 실패하고 재공모를 진행 중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사장 후보 5명을 상대로 정부에서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달 10일쯤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이밖에 사장 후보가 3명으로 좁혀진 가스공사와 수출보험공사에 대해서도 정부는 재공모 여부를 심각하게 검토 중이다. 가스공사는 지난 주 열린 정부 공공기관 운영위원회 회의때 지경부 측이 재공모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보는 임추위가 재공모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지경부 장관에게 전달했다.

정부는 재공모가 확정된 기업에 대해 아직 향후 일정이나 공모 방법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한전 등 재공모가 확정된 공기업은 각 회사 임추위의 의견을 들어본 뒤 다음주 중반 이후에 재공모 일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재공모가 결정된 한 공기업 관계자는 "재공모 일정을 정하려면 임추위 회의부터 열어야 하는데, 아직 회의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새정부 출범과 동시에 시작된 공기업 CEO 인사 사태는 하반기까지 이어지게 됐다. 사장이 없는 공기업들은 '현상유지'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가스공사의 경우 보통 1,2월 정기인사가 이뤄지지만 연초부터 생겨난 사장 유임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현재까지 정기인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부사장이 사장 업무를 대행한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사장이 없다 보면 현상 유지만 할 뿐 투자 등 중요한 결정은 새로운 사장 취임 이후로 미루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공기업 관계자는 "사장 선임이 완료된다 하더라도 업무 파악을 하는데만 해도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회사가 안정을 찾으려면 아직 먼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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