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하향 모노라인 '신용위기 2라운드?'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6.2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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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줄하향에 시장 흔들… 물가상승까지 겹치며 위기고조

모노라인(채권보증업체)들의 신용등급이 3대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줄하향 되면서 이들이 보증한 채권의 금리가 급등하는 등 신용시장에 암울한 분위기가 드리우고 있다.

채권보증업체들의 등급 하향은 금융기관들의 신용손실 및 상각을 더욱 확대시킬 민감한 요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모노라인의 등급 하향으로 신용위기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견해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그만큼 시장 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고유가로 물가가 급등하고 있는 반면 경기침체 우려는 커지고 있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출발한 전세계 경기 침체가 이제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2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채권보증업체들의 줄하향으로 파생금융상품 시장의 큰 피해도 우려된다. MBIA와 암박, FGIC 등 채권보증업체들은 은행들과 크레딧디폴트스왑(CDS)의 위험 분산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은행들이 사들인 CDS가 채권보증업체들의 등급 하향으로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채권보증업체들이 등급 하향으로 위기에 빠짐에 따라 파생금융상품 시장이 극도의 혼란에 휩싸였으며 이에 따른 해결책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보도했다.

결정타는 지난 19일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이었다. 그 전까지만해도 피치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전세계 1, 2위 채권보증업체인 MBIA와 암박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1단계 하향했다. 그러나 무디스는 MBIA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2'로 무려 5단계, 암박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3'로 3단계나 강등했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향 여파는 곧바로 시장에 파급 효과를 미치기 시작했다. 이들이 보증한 채권 수익률은 치솟았고,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CDS 역시 급등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CDS거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채권보증업체들이 은행들에게 선급금을 지급해야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채권보증업체들의 여력은 크게 악화됐다.

1250억달러에 달하는 CDS 계약은 채권보증업체들의 재무 상황을 개선하는데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CDS는 부채담보부증권(CDO)의 지급 보증 용도를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시장 혼란을 부추길 수 있는 여지가 크다.



실제로 채권보증업체들의 등급 하향으로 관련 시장 손실이 얼마나 커질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심지어 MBIA나 암박이 다시 지방채 등 채권을 보증하는 주요 업체로 다시 올라설 수 있을지에도 의문이 커지고 있다.

뉴욕주 보험국 등 규제당국은 채권보증업체들이 지불 능력이 있는지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CIFG와 같은 채권보증업체들이 파산보호를 신청할 경우 CDS 계약 보유자들이나 이들이 보증한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결국 큰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채권보증업체들의 등급 하향 조정이 단행됨에 따라 규제당국의 고민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아직 규제당국은 위험이 커지고 있는 지방채 시장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FT는 신용위기가 더욱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규제당국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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