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천재' 박병원 경제수석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06.2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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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청와대 경제수석에 발탁된 박병원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56, 행시 17회)은 어떤 인물일까?

'인간적인 천재' 박병원 경제수석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낸 박 경제수석을 재정부 후배들은 '인간적인 천재'라는 한마디로 표현한다.

내용 파악이 빠르고 암기력이 뛰어난데다 아이디어도 풍부하다. 거시정책, 예산 등 전공 분야는 물론 금융, 세제, 부동산 등 경제정책 전반에 대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내공'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경부 차관보, 차관을 거치면서 확보한 넓은 시야도 강점이다.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 장관, 임상규 전 농림부 장관,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 진동수 전 재경부 2차관,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 등 거물급을 대거 배출한 행시 17회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실력파로 꼽히는 이유다.

박 수석은 또 어떤 문서든 일일이 밑줄을 쳐가며 꼼꼼히 읽는 '노력파'이기도 하다. 동시에 웬만한 내용은 모두 숙지하고, 외부회의를 갈 때도 꼭 필요한 자료만 챙겨서 가는 '실용파'다.



부하를 다그치기 보다는 함께 고민해 보자며 논쟁을 통해 동의를 이끌어내는 스타일. 때문에 공무원 후배들 사이에서는 가장 모시기 편했던 상사로 기억된다. "만약 그럴 수만 있다면 가장 닮고 싶은 공무원"(재정부 사무관)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청와대가 박 수석의 발탁 배경으로 "역대 재경부 간부 중 최고의 전문성과 능력, 인품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박 수석은 또 '원칙론자'로 통할 만큼 소신이 강한 편이다. 참여정부 당시 재경부 차관으로 있으면서 부동산 정책을 놓고 당시 여당 의원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화법도 직설적이다. 좀처럼 에둘러 말하거나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난한 대언론 관계 덕분에 '설화'를 겪은 사례는 많지 않다.

올초 우리금융 회장으로 있으면서 우리금융 중심의 '메가뱅크론'을 설파하기도 했다. 때문에 박 내정자가 경제수석으로 있는 동안 산업은행, 우리금융, 기업은행 등을 대상으로 하는 메가뱅크 방안이 다시 힘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제정책 운영에서 파트너가 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63, 행시 8회)과는 서울대 법대, 재정경제원 선후배 관계다. 지난 1997년 박 내정자가 강경식 경제부총리의 비서실장으로 있을 당시 재경원 차관이었던 강 장관과 가까이 지냈다.

◇약력 △1952년 부산 출생 △경기고·서울대 법학과 △미 워싱턴대학원 경제학 석사 △경제기획원 경제조사관실 △대통령비서실 △경제기획원 예산관리과장 △재정경제원 재정계획과장·예산정책과장 ·예산총괄과장△재정경제원 장관실 비서실장 △재경부 경제정책국장 △재경부 차관보 △재경부 차관 △우리금융지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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