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서부 홍수로 닭고기株 휘청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8.06.1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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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서부를 덮친 폭우로 뉴욕증시에 상장된 닭고기 가공업체들의 주가가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 최대 곡창지대인 아이오아주를 강타한 수해로 옥수수 대두 밀과 같은 곡물가격은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 같은 곡물가격 상승은 곡물사료를 주로 섭취하는 닭의 양계비용을 끌어올려 결과적으로 닭고기 비용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달까지 미국 최대 닭고기 가공업체 필그림스 프라이드는 39%, 미국 최대 육류 가공업체 타이슨푸즈는 21%, 샌더슨팜스는 17% 각각 주가가 하락했다. 이들 주식이 상장된 S&P500 지수가 같은 기간 3% 하락한 것과 비교했을 때 엄청난 하락폭이다.



로버트 모스코우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닭고기 가격이 올 여름 내내 상승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1년간 닭고기 산업의 펀더멘털이 어떻게 움직일 지 감을 잡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분석과 함께 필그림스 프라이드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주가목표도 원래 주당 33달러에서 19달러로 낮췄다.



파하 애슬람 스테픈스 애널리스트도 샌더슨팜스의 2008년 순익전망을 주당 3.10달러에서 1달러로 하향 조정했고, 신용평가기관 피치도 17일 타이슨푸즈의 채권신용등급을 '정크등급'인 'BB+'로 하향조정하는 등 닭고기 가공 업체에 대한 등급조정이 봇물 터지듯 이뤄지고 있다.

애슬람 애널리스트는 "옥수수가격이 1달러 오를 경우 도살되지 않은 닭 가격이 파운드당 6센트씩 오른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가격부담은 그대로 소비자들에게 전가되면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게 되고 결과적으로 닭고기 산업의 손실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필그림스 프라이드가 지난 2년간 지속된 곡물가격 상승으로 양계비용이 65% 증가했다고 밝히는 등 곡물가격 상승은 닭고기 산업을 위협하고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미국 중서부를 강타한 폭우로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닭고기 산업의 침체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7월 인도분 옥수수 가격은 이달 들어 22%, 밀값도 지난 5일동안 13% 급등하는 등 곡물가격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할 카드가 별로 없다는 거다. 전문가들은 일단 이들 기업들이 공급량을 최대 7%까지 줄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로 필그림스 프라이드는 이미 5% 생산량을 감축하면서 손실규모를 줄이는데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슨푸즈와 샌더슨팜스는 아직까지 생산량을 감축을 하지 않았지만 결국 동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또 닭고기 업체들에게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에탄올 정책'에 공동대응하라고 주문했다. 미국 정부가 곡물을 이용해 무공해 바이오 에너지를 생산하는 '신 에너지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곡물가를 끌어올렸다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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