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이콘 버드와이저 유럽에 못 팔아"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8.06.1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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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치권, 또 경제 국수주의?

"美 아이콘 버드와이저 유럽에 못 팔아"


"미국의 아이콘 버드와이저를 벡스 밑에 두게 할 수 없다"

벨기에 맥주회사 인베브가 버드와이저와 미켈롭 등을 생산하는 안호이저 부시에 463억달러의 인수 제안을 했지만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입김 때문에 인수가 성사될 가능성이 낮다고 AP통신이 12일 보도했다.

미국 정치권에서 미국의 아이콘 버드와이저를 유럽 회사에 매각하길 원치 않기 때문이다. 공화당 매트 블런트 의원은 11일 "안호이저부시를 매각하면 미국내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 것이고 미국의 아이콘을 파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중국해양석유(CNOOC)의 미 석유회사 유노칼 인수 좌절과 두바이포트월드의 미 항만 인수 실패에 이어 유럽 기업의 미국 기업인수까지 좌절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의 경제 국수주의가 국적을 막론하지 않고 기업 인수 시도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양상이다.

블런트 의원측은 안호이저부시 본사가 있는 미주리주 정부에 매각을 저지하는 방안을 촉구한데 이어 '안호이저부시를 살리자(SaveAB.com)'라는 웹사이트까지 만들었다.



블런트 의원은 "돈보다 미국인들의 직업이 먼저라는 것을 안호이저 주주들이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이트는 방문자들에게 스티커를 나눠주며 여론을 모으고 있다.

안호이저 측은 "회사의 장기 전략과 주주들의 이익 등을 모두 고려하겠다"는 입장만 내놓았다.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인베브는 지난 2004년 벨기에 맥주회사인 인터브루와 남미 최대 주류업체 암베브가 합병해 탄생했고 벡스와 스텔라아르투아 등을 생산한다. 인베브는 합병후 과감한 구조조정과 남미 시장에서의 매출 급증세를 바탕으로 수익성이 탄탄한 회사로 거듭났다.


미국 정치권이 인베브로의 매각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도 악명 높은 인베브의 구조조정 전력 때문이다.

인베브는 안호이저를 인수할 경우 북미 본사를 세인트루이스에 그래도 두겠다고 했지만 최근 맥주 시장이 와인과 칵테일 시장에 밀려 고전중이기 때문에 낙관할 수 없다. 지난 1분기 인베브의 순익도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인베브가 안호이저에 제안한 인수 가격은 주당 65달러, 총 463억달러로, 안호이저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최초로 밝힌 지난달 22일 종가에 24%의 프리미엄이 더해진 금액이다.

인베브가 안호이저부시를 인수할 경우 세계 맥주업계 25% 점유율의 공룡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암스테르담 소재 랜즈뱅키케플러의 애널리스트는 "미국 맥주 시장은 전세계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크고 두 회사가 겹치는 시장이 없기 때문에 합병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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