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뇌하는 청와대, 장관·수석 生死 한끝차이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06.1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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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인적쇄신안 놓고 마지막 장고중
- 주말쯤 10명 안팎의 장관,수석 경질 발표할 듯
- 한승수 총리, 류우익 실장, 강만수 장관 주목

안개속이다. 인적쇄신 리스트가 계속 바뀌고 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어제까지만 해도 경질이 확정적이던 류우익 대통령실장이 오늘 오전에는 살아남는다고 하더니 오후에는 다시 경질로 돌아서는 등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며 "청와대와 정부 부처 분위기가 흉흉하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인적쇄신안을 놓고 마지막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을 함께 교체하는 만큼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다 후임자 인선이 만만치 않아 고심에 고심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주말부터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쇄신안 구상에 집중하고 있다. 친형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등 원로공신들과만 의견을 나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이 오늘 한승수 국무총리로부터 일괄사의를 전달받은 것 외에는 공식일정 없이 청와대에서 국정쇄신안을 가다듬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르면 이번 주말쯤 장관과 수석을 합쳐 10명 안팎을 경질하는 전면적 인적쇄신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전망했다. 새 정부 출범 100여일 만에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이 일괄사의를 표명한 초유의 비상사태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대대적 경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촛불시위에 이어 6.10 민주항쟁 21주년 기념식에도 시민들이 대거 참여하는 등 국민적 반발이 거세져 이대로 가다가는 거센 민심의 물결에 정권이 떠내려갈 수도 있다"며 "대통령께서도 비장한 각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 청와대 수석비서진에 이어 10일 내각까지 일괄사의를 표명했고 최측근으로 수족처럼 부리던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까지 '읍참마속(泣斬馬謖 )'의 심정으로 내쳐 대규모 쇄신의 명분까지 축적했다.


내각에서는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등 쇠고기 파문의 직접 관련자는 물론 특별교부금 파문을 일으킨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경질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경제사령탑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질과 유임의 경계선상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유임이 거론되지만 인위적인 환율개입 등 퇴행적 경제관으로 후유증을 남긴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국무총리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강재섭 대표 등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국정운영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고려해 한 총리의 유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인사청문회 부담이 없는 청와대는 류 실장을 비롯해 수석들 대다수가 경질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쇠고기 파동과 관련이 있는 김중수 경제수석, 김병국 외교안보수석, 이종찬 민정수석의 경질이 유력하고 박재완 정무수석은 공석중인 사회정책수석으로 자리를 옮기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곽승준 국정기획 수석과 이주호 교육과학문화 수석 정도만이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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