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硏 "한국국부펀드, 차별성 부족하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08.06.1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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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硏 "한국국부펀드, 차별성 부족하다"


한국 국부펀드가 자산규모나 투자전략 차원에서 세계 주요 국부펀드와의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형태 한국증권연구원 원장은 10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1차 국제증권업협회협의회(ICSA) 연차총회 마지막날 '국부펀드, 최근 이슈와 정책적 시사점'이란 주제로 발표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국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는 자산규모나 투자전략 차원에서 차별적 특성이 부족한 어정쩡한 상태에 있다"며 "설립 및 운용목적을 보다 명확히 하고 설정된 목적이나 자금조달원에 적합한 투자전략과 투자대상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국부펀드는 순수한 의미에서의 국부펀드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왔다.

산유국의 경우는 '오일머니'가 국부펀드의 원천인데 비해 한국은 외평채나 통안채 발행을 통해 국부펀드 자금이 조달된다. 따라서 한국 국부펀드는 국가 대차대조표에서 부채도 존재해 순수한 의미의 국부펀드라고 보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그는 "KIC가 스스로 투자를 하는 한편 PEF 등 민간펀드에 대해서 투자허브 역할도 추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국부펀드를 운영하는 국가는 단순한 외환관리와 국부관리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원장은 "국부펀드는 보다 광범위한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과 함께 일관성 있게 운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국제적으로 문제시되고 있는 국부펀드의 투명성에 관한 언급도 있었다.

김 원장은 "국부펀드의 투명성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양자간 협의보다 세계은행이나 OECD등 다자간 협의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국부펀드의 투자 대상 국가도 지나친 금융보호주의에 빠져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원장은 최근 국부펀드의 급속한 성장 원인으로 세계 경상수지의 불균형을 지목했다.

그는 "산유국과 신흥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와 맥을 같이 한다"며 "경상수지 흑자국들은 외환보유고 증대에 따른 인플레 압력이나 자국 통화가치 절상과 같은 충격을 완화하고자 해외투자를 주로 하는 국부펀드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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