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광화문 스타벅스 울고 편의점 웃고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2008.06.0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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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광화문점 매출 30~40% 감소, 롯데백화점 본점도 역신장

↑사진=임성균 기자↑사진=임성균 기자


연이은 촛불 집회가 서울 광화문과 시청 일대 '소비 지형도'를 바꿔놓고 있다.

청계천, 시청 광장, 세종문화회관 등 핵심 랜드마크가 대거 들어서있는 광화문, 시청 일대는 인근 종로, 명동과 함께 도심 주요 상권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미국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대규모 촛불 집회로 유동인구가 감소, 영업활동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인근 유통, 외식, 호텔 등 관련 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엔 72시간 릴레이 촛불 집회가 열리는 등 갈수록 격화되는 시위 물결에 ‘주말특수'가 실종됐다.

반면 시위 참가자들이 음료수, 간단한 요깃거리를 위해 이용하는 편의점, 노점상만 촛불 시위로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스타벅스 매출 직격탄=세종문화회관 옆에 위치한 스타벅스 광화문점은 지난주말 72시간 촛불집회로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광화문점은 전국에서 매출 상위 '톱5'안에 드는 노른자 매장. 그러나 현충일 황금 연휴가 시작된 지난 6일 스타벅스 광화문점 매출은 30~40% 감소했다.

세종로 일대가 시위 중심지로 세종로 사거리에서 시청앞까지 양방향 12차선 도로의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되면서 이용객이 급감한 것.


박찬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홍보 팀장은 "광화문점 뿐만 아니라 종로, 무교동 등 촛불 시위가 치러진 일대 강북 지역 매출이 전반적으로 줄어 20~30% 감소세를 보였다"며 "연휴 마지막날인 일요일엔 날씨까지 안좋아 영업 부진이 더했다"고 말했다.

◇호텔도 영업 차질에 ‘진땀’=시청광장 앞에 위치한 프라자호텔은 지난 황금연휴 기간 내내 촛불 시위대와 한판 씨름을 벌여야했다. 촛불집회로 인파가 몰려들면서 호텔 남자 직원들은 매일 교대로 당직을 서며 화장실 안내, 차량 관리 등에 진땀을 뺐다. 또 차량 통제로 인해 호텔 진입에 차질이 생기면서 레스토랑 예약 취소 사례가 잇따랐다.

객실 매출은 이용객이 대부분 외국인이고 사전 예약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그러나 소음 문제로 항의하는 손님이 많아 시청광장이 아닌 남산쪽 객실로 변경이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프라자호텔 관계자는 "시청광장에 위치해있다는 점으로 평소 이득을 보는 점도 많기 때문에 최근 집회로 인한 문제도 감수해야할 일이지만 남자 직원들이 퇴근을 못할 정도로 시위대 관리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주말 동안 일부 차량통제로 진입이 원활하지 못했던 조선호텔도 레스토랑 이용객중 일부가 예약을 취소하는 등 정상영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전국 매출 1위 롯데 본점도 촛불앞에 '주춤'=단일 점포로 전국 매출 1위를 자랑하는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도 촛불 집회앞에서는 속수무색이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 주말 매출이 전년대비 1% 감소했다. 최근 백화점 매출이 호황을 보이고 있고 특히 지난주는 명품 세일이 본격화된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말 매출이 역신장세를 보인 것은 이례적인 일. 전주(5월31일~6월1일) 매출도 전년대비 2~3% 역신장세를 보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촛불집회가 매출에 확실히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주말 황금시간대에 (차량통제 등으로) 다소 영향을 받아 전체적으로 매출 신장세까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편의점 매출은 ‘활활’=촛불 시위 참가자들이 음료수 및 간단한 요깃거리를 구하기 위해 이용하는 편의점 매출은 나홀로 급증세를 보였다.

광화문 우체국내에 입점돼 있는 GS25 포스탈 광화문점 매출은 전년대비 200% 급증했다. 인근 종로 4개점, 시청 2개점까지 포함하면 전년대비 84% 증가했다. 주말 촛불 집회가 열린 전주에 비해서도 매출이 20% 증가했다.

GS25 관계자는 “편의점 매출은 많아야 10% 신장인데 집회 참가자들의 이용 증가로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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