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실업 '더블 쇼크', 다우394p 폭락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6.07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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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감]유가 140불 눈앞, 실업률 5.5%.."팔자"러시

유가가 하루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배럴당 140달러에 바짝 다가서고, 실업률이 2004년말 이후 최고치로 올라서면서 뉴욕증시가 충격에 빠졌다.

소매매출이 예상밖으로 호전되면서 경기침체가 그리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으로 증시가 급반등한지 불과 하루만에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394.64포인트(3.13%) 떨어진 1만2209.81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43.37(3.09%)내린 1360.68, 나스닥 지수 역시 75.38포인트(2.96%) 물러선 2474.56으로 각각 마감했다.

이날 다우지수 하락폭은 지난해 2월27일 416.02포인트 하락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하루만에 무려 10달러 이상 폭등, 배럴당 139.12달러까지 올라서며 14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둔점이 투자자들에게 경기침체속의 물가상승 즉,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강하게 불러일으켰다.

때맞춰 이날 발표된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은 5개월 연속 감소했고 실업률이 4년래 최고로 뛰어 오르는 등 고용 지표 역시 최악의 수치를 보이면서 '팔자'주문이 시장을 압도했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주식 투자전략가 필 올랜도는 "비농업부문 고용은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지만 실업률이 5.5%에 달했다는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고 말했다. 메인스테이 인베스트먼트의 빌 냅 투자전략가는 "시장의 최대 우려는 유가 급등과 이로인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라고 지적했다.


고용지표 악화로 인해 출발부터 약세로 시작한 뉴욕증시는 장중 줄곧 내리막을 걸었다. 오후 들어 유가 상승폭이 더욱 확대되면서 지수는 이날 장중 최저수준에서 마감했다.

◇다우 구성 전종목 하락..금융 소비 관련주 낙폭 두드러져



다우지수 구성 30종목이 모두 하락하는 등 블루칩들이 맥을 못췄다.
AIG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크레딧디폴트스왑(CDS) 계약과 관련한 조사에 나섰다는 악재까지 겹치며 6.8%급락, 다우 종목중 가장 많이 떨어졌다. 소비위축에 따른 실적악화로 주가가 연일하락중인 GM은 이날도 4.7% 내려앉았다.

에너지 업종을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세였다. 소비관련주, 금융주들의 낙폭이 특히 두드러졌다. 전날 5월 동일점포 매출이 예상외로 늘어나는 등 실적이 호전, 소비위축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며 주가가 급등했던 월마트도 이날 2.4%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월마트와의 경쟁으로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도이치뱅크가 '매수'에서 '유보'로 투자의견을 하향한 베스트바이는 6.6% 떨어지는 등 소매관련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금융주들에 대한 투자의견 하향도 이어졌다. 소시에테 제네럴이 '매도'로 하향한 UBS와 크레디 스위스 주가가 각각 5.9%, 3.14% 내려앉았다.
뱅크오브 아메리카와 JP모간이 각각4.7%, 4.8% 하락하는 등 금융주도 일제 약세였다.



고유가로 정유 관련주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엑손모바일이 2.82% 하락하는 등 시장 전반의 하락 여파를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반도체 생산업체 내셔널세미컨덕터 정도가 급락장에서도 상승, 주목을 받았다.
내셔널세미컨덕터는 1분기 순익이 전년 대비 7.7% 감소한 8320만달러(주당 34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예상치 주당 26센트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모건스탠리가 내셔널세미컨덕터의 적정 주가를 상향 조정하면서 주가는 4.8% 급등했다.

◇유가, 8.4% 폭등...140불도 눈앞, 에너지 관련주만 반짝



국제유가가 하루 사이에 8% 이상 급등하며 배럴당 138달러를 돌파,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투자자들은 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가상승-소비위축-경기침체 심화의 최악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날에 비해 배럴당 10.75달러(8.4%) 폭등한 138.54달러로 마감했다.이날 상승폭 역시 NYMEX 거래 역사상 최대치이다.
이날 WTI는 이날 전자거래에서 한때 139.12달러까지 치솟는 초강세를 기록했다.
이로써 WTI는 지난달 22일 기록한 장중 최고가 135.09달러 기록도 갈아치웠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가능성 등 중동 긴장과 고용부진에 따른 달러 약세가 유가를 폭등시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샤울 모파즈 이스라엘 교통장관은 이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이 핵무기 개발을 지속할 경우 이란을 공격할수 있다고 밝혔다.



◇달러 폭락, 유가에 기름

고용지표 영향으로 달러화가치가 유로화 대비 1%이상 급락하면서 '대체자산'인 원유 수요가 폭등했다.

6일(현지시간) 오후 3시23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1.5760달러로 전날에 비해 1.67센트(1.07%) 급등(달러가치 급락)했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0.62%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 역시 전날에 비해 0.79엔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105.15엔을 기록, 달러 약세 현상을 반영했다.

◇실업률 5.5% '고용쇼크', 증시 급랭

비농업부문 고용이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실업률이 4년래 최고로 뛰어 오른 점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켰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개장에 앞서 지난달 비농업부문 고용자수가 4만9000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가 예상한 감소폭은 하회했지만 이로써 비농업부문 고용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게 됐다.

연이은 고용 감소에 실업률은 전월의 5.0%에서 5.5%로 상승했다. 2004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실업률이다. 또 상승폭 0.5%포인트는 1986년 2월 이후 최대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들은 앞서 6만명 고용 감소와 실업률 5.1%를 예상했다.



이로써 미국의 고용시장 악화와 경기 후퇴 움직임은 한층 확실해졌다.

올해 1~5월 다섯달 동안 비농업부문에서만 32만4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지난해 월 평균 9만1000개의 일자리가 신규 창출됐던 것과 크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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