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진압 동영상 속 '너클아저씨' 무사해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06.0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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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이 올린 폭행 동영상


"당시 반응 없이 맞았던 건 '기가 막혀서'"



31일 자정쯤 서울도심 촛불시위 진압과정에서 전의경들에게 둘러 쌓여 뒤통수를 집중적으로 가격당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을 일으킨 김태성(37)씨는 다행히 큰 부상이 없는 것으로 5일 확인됐다.

김씨는 머니투데이의 관련기사에 댓글을 달아 "목과 허리에 타박상이 있고 눈에 출혈도 있었으나 병원에서 다행히 별 문제는 없다고 했다"며 "염려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동영상 속에서 아무런 저항 없이 맞았던 이유는 "(경찰의 폭행이) '기가 막혀서' 그랬다"며 "숨어서 때리고 도망가는 몇몇 전의경을 보니 이 친구들이 진짜 나와 같은 사회의 구성원인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했다.

김씨의 글이 다음 아고라 게시판 등으로 급속히 전해지자 네티즌들 사이에는 "혹시 다른 사람이 사칭한 것 아니냐", "머리부위를 집중적으로 맞았는데 그런 언급이 없다"는 등 진위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김씨를 금천경찰서에서 접견했던 송병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가 밝힌 당시 정황은 김씨가 인터넷에 올린 글의 내용과 일치했다.


송 변호사는 "김씨는 남방이 찢어지고 머리에서 피도 나는 등 전신에 피멍이 든 상태였다"며 "그래도 의식은 또렷했고 네티즌들이 걱정하는 정도의 '심각한' 상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일 밤 11시 55분쯤에 석방돼 서울 길음동 자택에서 쉬고 있다. 그는 "병원에서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앞서 구타 과정에서 전의경들이 '너클'(손가락에 끼는 철제 무기)을 사용했다는 논란이 일었으나 김씨는 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경찰은 3일 "너클은 국내에서 구하기도 힘들다"며 "경찰 장갑은 높이가 4~5센티미터 가량 돼 너클을 낄 수도 없는 장갑"이라며 해명했다.

한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5일 저녁 7시부터 8일까지 이어지는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촛불시위 참여시민은 연인원 수십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돼 경찰은 충돌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김태성(37)씨가 인터넷에 올린 본인의 현재 모습↑김태성(37)씨가 인터넷에 올린 본인의 현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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