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화채권,발행 늘어도 개운치 못한 5월

더벨 황은재 기자 2008.06.0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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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te Trend]5월 발행액 7000억원, 신종구조화채 5종 등장

이 기사는 06월05일(16:0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 5월 구조화채권 발행(금융채) 금액이 전월보다 2배 가량 증가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이자 지급 구조를 가진 구조화채권도 등장해 관심을 끌었다. 이자율스왑(IRS) 시장에서는 구조화채권 발행에 따른 헤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구조화채권 발행 시장이 '활기'를 띌 것이란 전망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우정사업본부, 연기금, 농협 등 구조화채권 투자가 많은 기관들을 제외하면 수요확대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일 나이스채권평가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은행들이 발행한 구조화채권은 21건, 7000억원으로 4월 14건, 3700억원에 비해 금액 기준으로 2배 가량 됐다. 상품 유형별로는 레인지 어크루얼(Range Accrual)이 8건(16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CMT 스프레드 어크루얼(Spread Accrual)이 2000억원(3건)으로 발행 규모가 가장 컸다.
ⓒ나이스채권평가, the bell(단위 : 억원)ⓒ나이스채권평가, the bell(단위 : 억원)


구조화채 발행은 월말에 몰렸다.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시장 예상과 달리 금리를 동결하면서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확대, 발행 시기를 늦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에도 월중반까지 발행 시장은 개점 휴업 상태였다.



발행시장은 5월 둘째주부터 움직임이 빨라졌다. 농협 등 큰 손들이 투자에 나선 것이다. 둘째주에만 5건 2700억원이 발행됐다. 셋째주에는 1600억원, 넷째주에도 1700억원이 투자자의 손에 넘겨졌다. 발행규모만 늘어난게 아니다.
ⓒ나이스채권평가, the bell (단위 : 억원)ⓒ나이스채권평가, the bell (단위 : 억원)
신종 구조화채권이 선을 보였다. 신한은행은 'IRS 10Y - IRS5Y ≥ IRS5Y - 5.7%'를 페이오프(Pay-off)로 하는 채권을 발행했다. 이 채권은 이자율스왑(IRS) 10년물과 고정금리 5.7%의 평균금리가 IRS 5년물 금리보다 높은 경우 쿠폰이 지급된다.

산업은행은 이자 지급 조건에서 벗어나 당장 이자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만기때나 콜옵션이 행사될 때 이자를 지급하는 '메모리얼 본드(Memorial Bond)'를 발행했다.

예를 들어 발행후 3년이 되는 시점부터 약 3개월간 쿠폰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만기인 12년 후나 옵션이 행사될 때 이자가 지급된다. 만기에 이자를 받더라도 현재가치로 할인할 경우 사실상 지급되는 이자는 '0'에 가깝다. 이 채권의 만기는 15년이고 인덱스는 USD CMS Spread를 사용했다.


또 같은 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파워플러스' 구조화채권에 통안증권 스프레드 어크루얼(MSB Spread Accrual)을 결합한 채권을 발행햇다. 최초 1년간은 고정금리에 파워플러스의 이자구조를 보너스 이자로 받게 된다. 이후 2년부터는 MBS 스프레드 어크루얼로 전환된다.

5월 셋째주에도 신종 구조화채가 두종류나 나왔다.



SC제일은행이 200억원 규모로 발행한 구조채권은 인버스FRN(Inverse FRN)의 이자지급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CD 91일물과 국고채 3개월물'간의 금리차가 0.25%포인트보다 클 경우 파워인버스 형태를, 작을 경우 파워스프레드로 전환되는 형태이다. 'CD-국고채 3개월' 금리차의 절대값이 0.25%포인트를 중심으로 움직여야 이자가 극대화된다는 점에서 볼 노트(Vol-Note) 성격을 가지고 있다.

또 산업은행은 누적 이자가 11.25%가 되면 자동으로 조기상환되는 타겟 녹아웃(Target Knockout) 채권을 발행했다. 이 채권의 만기는 약 1~1.5년 정도로 녹아웃 옵션이 장착된 구조화채권은 처음 나온 것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발행 규모가 늘고 신종 구조화채권이 등장하고 있지만 지난 2006년이나 2007년과 같은 구조화채권 시장의 대폭발을 당분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또 5월의 경우, 우정사업본부 등이 기존에 투자했던 구조화채권에 대해 포트폴리오 변화에 나서면서 발행이 늘어났다는 분석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스왑은행들이 구조화채권 관련 북(Book)을 일부 정리하려는 목적도 있고, 대형 투자자들이 구조화채권 투자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구조화 채권 투자를 늘린 면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구조화채권 시장에 엔진을 제공했던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스왑뱅크 역할은 축소되고 있고 국내은행의 성장은 더딘 편이다. 금융위원회가 은행도 파생결합증권 발행을 허용하는 쪽으로 규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어 걸림돌 하나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통화정책, 인플레이션 등의 변수가 시중금리 변동폭을 키우고 있어 구조화채권 투자 유인을 줄이고 있다. 구조화채권은 채권금리가 좁고 일정한 범위를 갖고 움직일 때 투자자가 늘어난다.



전창욱 나이스채권평가 연구원은 "6월에도 CD레인지 어크루얼 등 기존에 발행되는채권 이외에 녹아웃 옵션이 가미된 채권들도 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양적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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