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투자는 '눈덩이' 수익은 '쥐꼬리'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08.05.28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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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와 가격경쟁 불가피… 결합판매로 수익찾기 골몰

케이블TV업계가 투자와 수익의 불균형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2013년 디지털방송 전환을 앞두고 투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수익성은 이를 전혀 뒷받침하지 못하는 탓이다. 사업자별로 권역이 나눠져 있어서 독점력은 강하지만, 이미 1400만명이 넘어선 케이블TV 시장에서 신규수익원을 확보하기란 쉽지않은 상황이다.

수익을 늘리는 방법은 가입자당 매출(ARPU)를 올리는 것이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입자와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요금을 인상하는 것에 강력히 제동을 걸고 나선데다, IPTV와 가격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요금인상이 자칫 가입자 이탈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SO입장에선 특히 IPTV가 여간 신경쓰이는 존재가 아니다. 현재 올 하반기부터 실시간 방송을 겸비한 IPTV서비스에 나서겠다고 벼르고 있는 곳은 KT를 비롯해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 등이다. 유료방송에서 SO들의 입지는 아직까지 강한 편이다. 그러나 막강한 자본력과 통신시장에서 다져진 마케팅 전략으로 IPTV업체들이 유료방송 시장에 뛰어든다면 SO들의 '안전지대'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유료방송 시장을 놓고 IPTV와 경쟁이 불가피하게 된 케이블TV업체들은 가입자당 매출이 높은 '디지털 채널상품' 전환에 집중하거나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VoIP) 상품과 묶은 결합상품 판매로 수익원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현재 유료방송 가입자 규모는 1800만명에 달한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수 1670만을 넘어선 수치다. 지난 2000년 256만명에 불과했던 케이블TV 가입자는 2005년 1400만명을 넘기전까지 매년 50% 넘는 가입자 증가세를 보였다.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 아날로그 가입자가 디지털로 전환한 경우여서, 전체 케이블TV 가입자는 정체상태다. 여기에 위성방송 가입자가 250만명에 달하고, 프리IPTV 가입자가 현재 150만명 수준이다. 한마디로, 유료방송 시장은 이미 포화됐다.

케이블TV업체 관계자는 "디지털가입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그러나 전국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지역에서 영업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가입자 확대가 쉽지않다"고 토로했다.
SO, 투자는 '눈덩이' 수익은 '쥐꼬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블TV업체들은 디지털방송 전환에 꾸준히 투자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디지털방송전환법에 따라, 2012년까지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차세대 미디어 서비스의 중심축이 '방송통신 융합'이고, 방통융합의 중심이 디지털방송이기 때문이다.

케이블TV협회에 따르면, 케이블TV업계는 오는 2012년까지 디지털미디어센터(DMC) 고도화, 망고도화, 디지털 셋탑박스 비용 등 디지털전환에 총 5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2005년까지 디지털방송에 투자된 금액 1조3000억원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업체 관계자는 "DMC 구축 등 초기투자 비용이 많아서 디지털케이블 방송투자 규모가 크다"면서 "투자만큼 수익을 내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결합상품 비중이 높아지면 디지털방송이 중심이 돼서 가입자도 늘고 ARPU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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