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인수 중앙대병원 신흥강자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2008.05.2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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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긴장..서울대병원장 지낸 박용현 회장 총괄할듯

두산그룹이 학교법인 중앙대학교를 인수하며 중앙대병원의 향후 행보에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을 잇는 신흥강자로 부상할 가능성에 대해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27일 중앙대병원에 따르면 '학교법인 중앙대학교' 인수 양해각서를 체결한 두산그룹은 오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이사장 선임 등 새 이사회를 구성한다. 중앙대는 지난 14일 재단이사회를 열고 두산그룹을 새 학교법인으로 영입하는 안에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두산그룹은 중앙대 인수조건으로 장학ㆍ연구기금 1200억원을 조성하고 재단이사회 운영에 참여키로 했다.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과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새롭게 이사진에 합류할 예정이다. 병원 관계자는 "박용현 회장이나 박용성 회장 중 한명이 이사장에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박용성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박용현 회장이 병원담당이사로 활동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누가 이사장을 맡게되든 박용현 회장이 병원관련 사업을 총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은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 외과의사로 일하며 1998년부터 2004년까지 두번의 임기동안 병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특히, 대표적인 관료조직이었던 서울대병원을 혁신, 조직통폐합 등을 실시한 인사로 의료계에 이름이 높다.



강남 스타타워빌딩에 자리잡은 명품건강진단센터 '서울대병원 강남센터'도 박 회장의 작품이다. 중앙대병원의 대대적혁신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2006년 2월에는 대한외과학회 회장에 취임, 학술적 저변도 넓혔다. 의사이자 경영자로서 왕성한 활동을 보인 박 회장은 지난 2006년 명예퇴직하며 연강재단 이사장을 거쳐 현재 두산건설을 이끌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중앙대병원이 20년 넘게 뒤처져 있다가 흑석동병원을 개원하며 4년째 흑자를 내는 등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암센터 신축과 하남캠퍼스 이전 등 굵직한 사업을 앞두고 있는 만큼 새 재단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중앙대병원은 현 지상주차장 부지(1만1467.86㎡)에 400병상 규모 암전문병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임상시험센터도 함께 운영하며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물론 소화기암, 두경부폐암, 간담췌암 등 특수암센터도 운영, 연구와 진료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 병원 측의 방침이다. 늦어도 올해 안에는 첫삽을 뜨겠다는 각오다. 이미 설계도까지 나와있는 상황이지만 두산그룹이 참여하는 만큼 재정확보 측면에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남시에 조성되는 새 캠퍼스에 제3병원이 신축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병원측이 두산그룹을 반기는 이유다. 중앙대와 하남시는 지난해 11월 하남시 하산곡동 미군공여지 일대에 서울과 안성에 이어 제3캠퍼스를 건립하겠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중앙대는 이곳에 학생 1만명과 교수 500명을 수용하는 첨단연구중심대학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병원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아시아의 MIT로 만들겠다고 발표한 만큼 신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의료와 바이오산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앙대병원은 흑석동과 용산병원 만으로는 발전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보직을 맡고 있는 병원 교수는 "대기업의 잇따른 의료계 진출을 유망한 미래산업인 의료ㆍ바이오산업 발전과 떼어놓고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병원은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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