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베이징 가지마라"

스타뉴스 조철희 기자 2008.05.2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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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축구팬, 유럽공백 우려 올림픽 차출배제 요구

"박지성, 베이징 가지마라"


유럽축구리그 2007~2008 시즌이 막을 내리면서 박지성의 올림픽축구대표팀 차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부 축구팬들은 박지성이 장기부상에서 벗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은데다 여전히 팀내 입지가 불안한터라 그의 베이징행에 우려감을 나타냈다.

부상복귀 후 올시즌 후반기 활약을 보였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은 최근 챔피언스리그 8강전과 4강전에서 탁월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세계최고의 명문클럽 맨유의 당당한 주축선수로 자리잡는 듯했다.



그러나 정작 가장 중요한 경기인 지난 22일 새벽(한국시간)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출전하지 못하며 향후 팀내 입지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올시즌 박지성은 치열한 주전경쟁으로 출전기회가 들쑥날쑥했고 기술적인 면에서도 호날두, 긱스, 나니 등과 견주어 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처럼 팀내 입지는 여전히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맨유는 오는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미드필더 자원을 대폭 보강할 계획이어서 박지성은 그야말로 무한경쟁의 환경에 처해 있다.



여느 때보다 팀훈련에 집중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박지성에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올 8월 개최되는 베이징올림픽. 27세인 박지성은 23세 이하만 출전하는 올림픽축구의 소집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와일드카드 제도로 인해 필요에 따라 올림픽대표팀에 차출될 수 있다.

박성화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에서 박지성을 와일드카드로 선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지성도 그동안 팀 허락을 전제로 베이징행에 합류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박지성이 올림픽대표팀에 차출될 경우 맨유 훈련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뿐더러 대표팀 성적에 따라 프리미어리그 시즌초반 2~3 경기를 결장할 가능성도 있다.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축구팬 발언대'에 올라와 있는 올림픽축구팀 박지성 차출반대 의견↑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축구팬 발언대'에 올라와 있는 올림픽축구팀 박지성 차출반대 의견
일부 축구팬들은 이러한 우려에 공감하며 대한축구협회에 박지성 차출 배제를 요구했다. 축구협회 홈페이지 '축구팬발언대'에는 차출반대 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한 축구팬은 "이제 막 부상에서 회복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굳이 올림픽축구팀에 선발해야 하냐"며 "피로누적으로 부상이 재발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선수생명이 단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축구팬은 "한 나라를 대표해 빅클럽에서 뛰는 선수를 좀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게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박지성 없이 젊은 선수들로만 팀을 꾸려도 좋은 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의견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국민들은 올림픽무대에서 박지성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싶어 한다. 그러나 '한국스포츠는 태릉선수촌 문화가 지배한다'는 지적처럼 이젠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 대표팀에서의 활약만은 아닌 것도 사실이다.

MBC ESPN 정효웅 해설위원은 "올림픽과 리그가 겹쳐 결장을 해야 하는 등 장기적으로 볼 때 박지성의 팀내 지위를 장담할 수 없다"며 "와일드카드를 써서까지 차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박지성 와일드카드 차출에 관해 맨유측과 협의하기 위해 협회 임원 몇분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린 모스크바로 갔다"며 "앞으로도 맨유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부 축구팬들의 차출반대 의견에 대해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지만 선수기용은 어디까지나 감독이 판단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베이징올림픽축구 한국대표팀은 8월7일 카메룬과 첫경기를 갖는다. 선수소집은 이로부터 15일 이전에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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