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투신권 'IT·車 판다'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5.2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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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6일째 매도 우위…'지지부진'

증시가 자산운용사들(투신권)의 매도세에 발목이 잡혀 지지부진한 흐름이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개인의 동시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순매도로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한 채 1835선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관 매도의 대부분은 자산운용사가 차지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기관은 코스피시장에서 2583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이 가운데 투신이 2570억원의 매도 우위로 압도적이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465억원과 1765억원의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최근 자산운용사들은 23일까지 최근 6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16일 2166억원 순매도를 필두로 17일 678억원, 20일 1756억원, 22일 3070억원 등 6일간 9920억원 가량의 매도 우위를 보인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1940억원과 9723억원을 순매수하는 점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전기전자와 자동차를 매수하라고 투자자들에게 권유하고서는 이들 종목을 대량으로 팔아치우는 점도 이율배반적이다.

물론 자산운용사들이 직접적으로 보고서를 내놓는 일은 없다.하지만 관련 증권사들이 전기전자와 자동차주에 대한 장밋및 희망을 시장에 내놓고, 정작 밀접한 연관이 있는 자산운용사들은 매도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투신은 최근 연속 순매도에 집중한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6일동안 전기전자를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순매도 상위5개 종목 가운데 전기전자가 4개를 차지한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아직 순매도 종목 현황이 정확히 집계되지 않은 23일을 제외한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5거래일간 자산운용사들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LG디스플레이 (11,500원 ▲410 +3.70%)다. 5일간 2107억원을 순매도했다.

2번째로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LG전자 (110,100원 ▲600 +0.55%)로 1357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이어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886억원)와 POSCO (375,000원 ▼500 -0.13%)(774억원), 삼성전기 (133,000원 ▲2,300 +1.76%)(759억원) 등 순이다.

현대차 (250,500원 ▲4,500 +1.83%)도 37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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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만한 대목은 이들 순매도 상위 종목을 미래에셋이 주도적으로 팔고 있다는 점이다.

집계기간 중 LG디스플레이는 미래에셋창구를 통해 63만8990주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도 같은 기간 미래에셋창구로 6만3850주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미래에셋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90만원으로 책정하며 현대증권(95만원)과 키움증권(93만원)에 이어 22개사 가운데 3번째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23일에도 미래에셋창구는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도를 각각 5만2190주와 9370주를 토해내고 있다.

이 기간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주가는 10.8%와 6.7% 급락했다.

POSCO (375,000원 ▼500 -0.13%)도 미래에셋 창구로 이날까지 7만3700주의 순매도가 나온다. 현대차도 6일간 15만4400주가 미래에셋 창구를 통해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창구로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고 미래에셋운용이 모두 순매도한 것으로 단정하긴 힘들다. 하지만 관련 종목들이 주당 가격이 높고 개인들이 쉽게 대량으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래에셋이 대거 내다 판 것으로 추정은 가능하다.

최근 증시 하락에는 미래에셋도 일조하는 것으로 파악되는 대목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운용사들이 차익실현에서 전기전자에 대한 매도를 강화하는 것을 비판할 수는 없다"면서도 "투자자들에게는 매수를 권하면서 매도 공세를 벌이는 모습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고 꼬집었다.


LG디스플레이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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