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케이블TV, 생존위해 "속도높여라"

뉴올리언스(미국)=신혜선 기자 2008.05.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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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A 2008]100메가급 닥시스 3.0 장비 첫선

미국 케이블TV 시장도 '속도' 경쟁이 불붙었다.

미국 케이블TV업체들은 전세계에서 가장 든든한 시장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방송+통신+인터넷'을 묶는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시장을 놓고 통신사업자와 정면 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속도'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다.

18일∼20일까지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케이블쇼인 'NCTA 2008'에서 모토로라, 시스코시스템즈, 아리스 등 케이블TV 장비업체들은 일제히 차세대 표준으로 인증받은 '닥시스 3.0' 장비를 처음 선보였다.



'닥시스'는 미국 케이블랩에서 제정한 케이블 모뎀의 국제표준으로, 97년 닥시스 1.0을 발표한 이후 올해 3.0이 발표됐다. '닥시스 3.0'의 최대 강점은 초당 100메가비트 이상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닥시스 2.0에 비해 4배 이상 향상된 속도다.

▲NCTA 2008 행사는 美케이블TV산업이 지향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할 새로운 기술과 솔루션이 대거 선보였다. ▲NCTA 2008 행사는 美케이블TV산업이 지향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할 새로운 기술과 솔루션이 대거 선보였다.


TPS 시장을 놓고 통신사업자와 각축해야 하는 미국 케이블TV업체 입장에서 통신망에 버금가는 '속도'를 확보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뒤진다는 위기감이 매우 크다.



카일 맥슬라로우 전미케이블방송협회(NCTA) 회장이 이번 행사 기조연설에서 '생존을 위해 케이블TV는 끝없이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만큼 미국 케이블TV업체들은 '속도'에 대한 목마름이 강하다.

때문에 미국 케이블TV업체들은 기존 케이블망 고도화를 위해 본격 나서고 있다. 컴캐스트는 오는 6월 닥시스 3.0 장비를 도입할 예정이고, 타임워너와 제이콤도 현재 장비를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주요 케이블TV업체들이 대부분 닥시스 3.0으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케이블TV업계는 '속도'에 대한 업그레이드 못지않게 기존 틀을 벗어난 비즈니스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TV로만 볼 수 있었던 콘텐츠를 PC로, PC에서 다시 휴대폰으로 전송할 수 있는 '교차 플랫폼'솔루션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탈 플랫폼 현상은 전통적인 케이블TV 기술을 한단계 진화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올해 NCTA 행사에선 이런 트랜드를 반영한 기술과 솔루션이 대거 선보였다. 또, 시장환경 변화에 발맞춰 광고시장도 바뀌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시청자에게 일방향으로 전달되는 케이블방송 광고는 점차 개인과 특정집단을 겨냥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장영민 국민대 교수는 "미국 케이블TV사업자들은 케이블망과 무선네트워크(와이맥스)를 결합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우리 정부와 케이블방송업계도 서비스 진화를 위해 서둘러 연구개발(R&D)에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NCTA 2008 행사에 국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소속 사업자와 교수, 연구진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은 미국 뉴올리언스 현지에서 열린 국내 참석자 간담회 모습.  ▲NCTA 2008 행사에 국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소속 사업자와 교수, 연구진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은 미국 뉴올리언스 현지에서 열린 국내 참석자 간담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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