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孫대표, 무슨 얘기 나눴나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8.05.20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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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 "신뢰의 위기"-李 "쇠고기 협상, 일본·대만과 균형맞을 것"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17대 국회 임기 내에 처리하는 데 민주당이 적극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반면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한미 FTA 국회 비준 처리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미국산 쇠고기 협상 결과 때문에 FTA를 거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과 손 대표는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조찬을 겸한 단독회동을 갖고 쇠고기 파동과 한미 FTA 비준안 처리 등 국정 전반에 대해 논의했지만 서로 이견만 확인한 채 별 소득없이 회담을 마쳤다.



회동에는 청와대측에서 류우익 대통령실장, 박재완 정무수석, 이동관 대변인, 민주당에서 이기우 대표 비서실장, 차영 대변인이 배석했다.

회담 뒤 이 대변인의 브리핑을 바탕으로 이번 회담에서 오간 얘기를 재구성했다.



◇ 모두 환담

▲ 이 대통령 -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때) 광주에서 만났다. 내가 협조받으려면 찾아가야 하는데 오신다고 해서.

▲ 손 대표 - 광주에서도 뵙고 조찬기도회에서도 만났다. 요즘 뵐 기회가 많았다. 요즘 운동 많이 하시나. 시간이 없으실텐데.


▲ 이 대통령 - 아침에 20~30분 한다.

◇ 쇠고기 협상 파동

▲ 손 대표 - 조류 인플루엔자(AI)이나 광우병 사태, 이와 같은 일들로 인해서 신뢰의 위기가 왔다. 특히 중고생들이 촛불 시위에 나서고 광우병 괴담에 나서는 것은 장래에 대한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학원 자율화 조치로 인한 아이들의 압박감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 이 대통령 - 신뢰의 위기에 대해 공감한다.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손 대표 - 30개월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고 그 미만이라고 해도 특정위험부위 수입은 안 된다. 이른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못지 않게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와 함께 미국의 도축장에 대한 철저한 감시 감독도 필요하다.

▲ 이 대통령 - 오늘 오후에 발표될 추가 협의내용이 사실상 야당과 국민들이 우려하는 내용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는 사실상의 재협상에 준하는 내용이다. 특히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은 실질적으로 수입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미 쇠고기 수입업자들이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하지 않겠다는 자율결의를 했다.

▲ 손 대표 - 국민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잘못된 점은 사과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 이 대통령 - 성명서 같은 것을 낼 수도 있고 꼭 그런 형식이 아닐 수도 있다. 때가 되면 국민께 말씀을 드리겠다. 그리고 손 대표도 대통령을 해보면 알겠지만 국제관행상 재협상이란 단어를 쓰기 어렵다.

▲ 손 대표 - 일본, 대만도 협상중인 데 우리처럼 하지 않을 것이다.

▲ 이 대통령 - 지금 협상이 진행 중인 일본과 대만과 형평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혹시라도 그같은 일이 생긴다면 수정보완을 요구할 것이다.

▲ 손 대표 - 이 정도 추가협의 통해 고시하면 상당한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이 대통령 - 국민과 소통이 일부 부족했다는 지적은 받아들인다. 하지만 거듭 말하지만 오늘 나올 추가협의 내용으로 불안의 상당부분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민정서법을 얘기하지만 지도층이 열정을 갖고 국민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 한미 FTA 비준동의안

▲ 이 대통령 - 이번에 17대 마지막 임시 국회가 총선 이후인데도 열린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로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제 회기가 4, 5일밖에 남지 않은 만큼 손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서 FTA 협상을 마무리 해 달라.

노무현 대통령과도 당선자시절 만나서 FTA가 타결되면 이것은 정부의 최대의 업적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FTA 비준 문제가 17대 국회에서 일어난 일인 만큼 이번 17대 국회의원들의 임기 중에 마무리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 손 대표 - 나는 일관되게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FTA 비준 문제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지금 쇠고기 협상 때문에 FTA 문제를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 남북문제

▲ 손 대표 - 식량 지원 차원을 넘어서 6. 15 정상회담과 10.4 2정상회담 등 김대중 노무현 두 정권의 긍정적인 정책을 인정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지 않겠느냐.

▲ 이 대통령 - 우리가 꽉 막힌 것이 아니라 지금 새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 조정기일 뿐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문제 등 물밑으로는 이른바 대화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에 미국이 북한에 대한 50만 톤의 쌀 지원에 나선 것에는 한국 측의 노력도 들어가 있다. 미국과 흔히 통미봉남 얘기를 하지만 우리는 미국과 북한과의 대화를 환영한다.

핵폐기 진전, 대북사업의 타당성, 우리 재정부담능력, 국민적 합의 등 대북 4원칙에 따라서 일관성 있게 대북정책을 추진하겠다.

◇ 대운하 및 서민경제

▲ 손 대표 - 국민이 이 대통령을 당선시킨 이유는 경제를 살리라는 것이었는데 이 대통령의 모습은 경제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다. 스스로 만든 대운하의 덫에 걸려 있는 게 아닌가. 강부자, 고소영 이런 단어가 난무하면서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지 않는 게 아닌가 하는 서민의 정서를 대통령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

▲ 이 대통령 - 올바른 지적이다. 서민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강화하겠다. 소통부족 지적도 인정한다.

▲ 손 대표 -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반대할 것은 단호히 반대하는 야당을 하겠다. 화합과 통합을 해야 한다.

▲ 이 대통령 - 서민에게 다가가야 구체적으로 다가가려는 노력을 더 강화하겠다. 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위해서 자주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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