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孫, 오늘 회동서 돌파구 찾을까?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05.19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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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손학규, 20일 첫 영수회담 개최
- 한미 FTA, 쇠고기 수입 재협상 등 경색정국 돌파구 기대
- 양자간 현격한 견해차이로 회담 결과 미지수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20일 새 정부 출범이후 처음으로 영수회담을 갖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 등 국정현안을 논의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경색정국에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지만 양측의 견해차이가 워낙 큰데다 18대 국회 개원과 6.4 재보선을 앞둔 힘겨루기 양상을 고려할때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영수회담, 李대통령 제의로 전격성사= 이번 회동은 이 대통령이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건의를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강 대표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주에 17대 국회가 끝나는 만큼 대통령께서 직접 야당 대표들을 만나 한미 FTA 비준안 처리 협조를 당부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건의했다. 오는 22,23일 본회의를 끝으로 17대 국회 회기가 마무리되는 만큼 극적인 합의가 없다면 이번 국회에서 한미FTA 비준동의안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이 대통령은 "좋은 생각"이라고 화답하고 민주당사로 박재완 정무수석을 보내 손 대표와의 회동을 제안했다.

민주당은 당초 영수회담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지만 '단독회동'과 '국정전반 논의'를 보장한 청와대측 제안을 수용했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박 수석이 'FTA 문제만이 아니라 쇠고기를 포함한 국정 전반에 걸친 어떤 의제도 논의할수 있다'는 이 대통령의 뜻을 전달해 영수회담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야, 회담성격 놓고 신경전 = 하지만 회담 성격과 형식을 둘러싼 양측의 줄다리기로 최종발표까지 진통을 겪었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과 손 대표의 만남을 '영수회담'으로 표현했다. 대통령과의 일대일 단독회동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민주당과 손 대표의 지위를 격상시켜 보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영수회담'보다는 '단독회동'으로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대통령이 당 총재가 아니어서 영수회담이라는 말 자체가 없어진 지 오래 됐다"며 "단독회동으로 표현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회담 장소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청와대가 국회를 제안한 반면 민주당은 청와대 회동을 고집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당초 국회에서 손 대표를 만나려고 했지만 손 대표가 청와대를 요청해 수용했다"고 말했다. 국회를 찾아 FTA 국회 비준의 협력을 구하는 모양새를 갖추려 했던 청와대 시나리오가 민주당 반발로 무산된 것이다.

◇쇠고기,FTA 합의점 찾을까 = '영수회담'과 '단독회동'의 격차 만큼이나 양측의 현격한 견해차이를 고려할때 20일 회동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둘수 있을지 미지수다.

청와대는 회동의 주 의제를 FTA로 몰아갔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이 여야를 초월해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라며 "쇠고기 문제는 내일 정부가 발표할 쇠고기 추가협의 수위가 민주당이 충분히 납득할만한 수준인 만큼 주된 의제는 FTA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쇠고기 문제 등 국정현안 전반을 논의할수 있지만 당면 현안인 FTA 국회비준이 주 논의과제라는 것이다.

이와관련, 강재섭 대표는 이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주권 명문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쇠고기를 이정도 풀어주면 민주당도 (FTA에 대한 기존입장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쇠고기 재협상이 FTA 비준동의의 전제조건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검역주권만으로 FTA 비준안을 처리할수 없고 수입 쇠고기의 안정성과 축산농가 대책 등 확고한 후속대책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해임 요구도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차영 대변인은 "쇠고기 재협상 없이 FTA 비준을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 민주당 입장"이라며 "내일은 더 요구하러 가는 것이지 양보하러 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6.4 재보선을 앞두고 있는 민주당이 내심 여권의 발목을 잡고 있는 쇠고기 파동의 장기화를 바라고 있다는 분석도 회담 결과를 어둡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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