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 성인인증없이 음란물 주룩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08.05.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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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한글음란사이트 그대로 노출... 음란물 검색수준 도마에

구글코리아가 청소년들에게 심각한 폐해를 끼치는 음란물 관리에 '뒷전'이다.

네이버나 다음같은 국내 포털사이트들이 당연히 검색 금칙어로 설정한 해외 한글 음란물 사이트명 등 일부 키워드를 입력하면 성인인증과정없이 노골적인 음란사진과 동영상들이 그대로 화면에 노출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올초 구글이 국내 통합검색과 같은 '유니버셜 검색' 서비스로 전환된 이후에 더 심해졌다. 실제로, 'Cxxxx'와 'Sxxx' 등 유명 해외 한글 음란사이트 이름을 입력해 검색한 결과, 아무런 여과장치없이 해당 사이트에 게재된 음란 사진이나 동영상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더욱 심각한 것은 검색결과창에서 성기노출 사진이나 집단성행위 장면이 담긴 사진을 바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구글코리아, 성인인증없이 음란물 주룩


구글코리아는 지난해 9월에 청소년 보호대책이 소홀해왔다는 여론이 빗발치자, 서둘러 '세이프서치'(자체 음란물 차단기술)와 '성인인증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런 제도를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음란물 검색수준이 이 지경까지 이른다는 것은 '관리소홀'이 낳은 결과라는 지적이 팽배하다.

국내 대형포털사이트인 네이버나 다음, 엠파스에서 구글코리아처럼 동일한 키워드 검색을 해봤지만 모두 '19세' 인증을 거치도록 돼 있었다. 성인인증을 거치지 않으면 검색 자체가 안되는 '금칙어'로 설정돼 있다.



더구나 구글코리아서 키워드 검색을 했던 해외의 한글음란사이트는 경찰에서 '불법 성인사이트'로 규정된 곳이다. 때문에 이 사이트들의 해당 인터넷주소(IP)는 차단돼 왔는데도 구글코리아는 버젓이 이 사이트 검색결과를 보여주도록 한 것이다.

이같은 허점은 수십명의 모니터링 인력을 둬가며 일일이 음란물 등 유해 콘텐츠 차단에 나서고 있는 국내 포털들과는 달리, 구글의 세이프서치는 사람의 수작업 대신 프로그램에 의존하는 허술한 방식이 불러온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지난해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고시된 541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네이버, 다음, 구글 등 주요 검색 사이트의 노출 여부를 모니터링한 결과, 네이버와 다음이 80% 이상의 차단율을 보인 반면, 구글코리아는 세이프서치 가동 이후에도 차단율이 30%를 밑돌았다.


더 큰 문제는 한글 구글사이트가 아니라, 영문 '구글' 사이트다. 한글 구글사이트와 동일한 콘텐츠가 검색되는 영문 구글사이트는 한글 구글사이트에 적용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성인인증 제도' 마저도 없다.

한글 구글사이트에서 손쉽게 영문 구글사이트로 이동해서 재검색할 수 있는 링크까지 제공하고 있다. 결국, 구글코리아가 도입한 성인인증 제도는 유명무실 차원을 넘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는 "유해 콘텐츠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한국정부가 제공한 성인 웹사이트를 토대로 해당 웹사이트 인터넷주소(URL)을 삭제해왔다"며 "특히 서치 세이프 기능에 대한 업데이트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는 말로 얼버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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