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李대통령 "쇠고기 내가 먼저 먹겠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8.05.0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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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8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관련, "내가 먼저 먹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을 '깜짝 방문'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파문, 청와대 조직 개편 등 현안에 대해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이 대통령과의 일문일답.



- 새 정부 들어서 범정부적 홍보 기능이 없어졌는데

▶ 지금도 총리가 조정역할을 하고 있다. 특별히 조직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일상 업무에서 잘 해나가면 조정할 수 있다. 홍보는 취임 초 기획조정 기능을 없애고 각 부처별로 하도록 했다.



- 청와대 조직개편은 하는 것인가.

▶ 이번에 세게 훈련했는데 뭘 또 바꾸나. 바꾸면 또 새로 훈련해야 하고. 내가 기업 CEO할 때 느낀 건데 사람이 시련을 겪으면 더 강해지게 돼 있다.

- 청와대 조직개편에 대해서 일부 직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 불안하게 생각할 게 뭐 있나.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가져야지. 자신 있는 사람은 그러지 않는다.

- 어제 직접 '국민 건강 위협시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오늘 한승수 국무총리도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는데 '쇠고기 파동'이 가라앉을 것이라고 보나.

▶ 모르겠다. 여러 이유가 담겨 있으니…. 쇠고기 협상이 타결 됐을 때 정부는 사실 한우 농가대책이 논란이 되리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광우병 얘기로 가더라. (광우병을 공격하는 사람들은) FTA를 반대하는 사람들 아니냐.

- 공석이 된 사회정책수석은 언제 인선하나.

▶ 좋은 사람 있으면 추천해 달라.

- 여러 현안이 있지만 연금전문가 필요한 것 아닌가.

▶ 국민연금 개혁은 사실 내부적으론 다 돼 있다. 그런데 지금 정치적으로 하도 과도기라… 18대 국회 가면 할 것이다. 임기 말까지 안 간다.

- 사실 이번 임시국회도 총선 직후 열린 것은 처음 아닌가.

▶ 사실 이번 임시국회가 열리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낙선, 낙천되신 분들이 열심히 회의를 열어서 감동 받았다. 권오을 의원은 공천도 못 받았는데 상임위원장으로 사회도 보지 않았나.

- 대통령께서 쇠고기를 먼저 드셔야 하지 않나.

▶ 쇠고기를 내가 먼저 먹어야 할까 보다.(웃음) 얼마 전에 빌 게이츠를 만났는데 '미국 쇠고기를 안 먹느냐' 했더니 '스테이크를 좋아한다'고 하더라. 운동은 테니스를 좋아하고… 내가 테니스를 좋아한다고 하니까 참 좋아했다. 나하고 생각이 비슷하다. '골프도 좋아 하는데 시간은 많이 걸리고 운동은 제대로 안 된다'고 하더라. 너무 기업가적인 발언이지.

- 골프는 카트를 타고 다니지 않나.

▶ 골프는 운동이 안 된다. 나는 거의 걸어 다닌다. 그렇게 슬슬 걷는 것이지 그게 뭐 오락이지. 제주도는 값이 많이 떨어졌다더라. 세금을 줄이고 업계가 더 노력해서 더 가격을 줄여야 경쟁력이 있다. 제주도는 비행기가 9시면 끊어져서 24시간 비행기를 띄우면 관광객이 굉장히 늘어날 것이다.

- 열심히 일한 사람은 술을 마셔도 된다고 직원들에게 그러셨다던데 골프는 어떤가.

▶ 대통령에게 신고하고 치겠나. 자기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지. 골프를 해도 된다 안 된다 일률적으로 지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수준은 벗어났다.

- 서울은 공무원이 골프를 안 쳐도 영향이 없지만 지방 골프장은 부킹이 안 된다고 하던데…

▶ 공무원에 의존해서 기업하면 안 된다. 골프장이 너무 비싸다. 20만 원을 주고 골프치겠나. 100불도 비싸다. 미국은 60불도 비싼 거다. 일본에서 3박 4일하면 아침까지 주고 우리나라보다 더 싸다.

- 어제 쇠고기 관련 말씀도 직접 하셨는데 민심이 가라앉을 것으로 보나.

▶ 너무 복잡한 질문이다. 발전적으로 해야 한다. 어제 청문회 오래 했는데 궁금한게 또 있나. 약속하면 지킨다. '쇠고기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어느 나라가 자기 국민을 해치는 해로운 고기를 사다가 먹이겠느냐. 미국이 강제로 (우리 국민에게 위험한 쇠고기를) 먹이겠느냐. 그렇다고 국민들이 사 먹겠나. 물건 사는 사람에게 선택권이 있는 것이다. 우리가 위험하면 못 먹고 안 먹는 것이다. 수입업자도 장사가 안 되면 안 들여온다.

나라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목적이다. 국민건강이 최우선 정책이다. 음식, 식료품 가지고 장난치는 업자는 철저히 해야 한다. 법을 강화시켜야 한다. 간판 바꿔 달고 장사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안전식품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부정식품은 이 시점에서 엄벌해야 한다.

쇠고기도 우리가 사먹는 쇠고기가 국민에게 해가 되면 당연히 수입 안 하는 것이다.

- 수입업자에게만 맡기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 정부가 가장 먼저 (쇠고기 관련 정보를) 알지 않나. 우리가 한다. 우리가 수입 안 하겠다는데 사 가라 그럴 사람 누가 있겠나. 세계 어느 나라에서 수입하겠나. 일본이 하겠나 대만이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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