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후순위채 대거 발행할 듯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8.05.07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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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 비율 하락 따라…금리와 환율 영향 촉각

은행들이 자산증가에 따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막기 위해 후순위채 발행에 대거 나설 전망이다. 올해부터 자산건전성 기준을 강화한 바젤II 협약이 시행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지난 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자산 증가세가 이어지자, 건전성 지표인 BIS비율 개선을 위해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중이다.



올해부터 '바젤II'(신BIS협약)가 시행된 가운데 BIS비율이 '가이드라인'인 10%대로 떨어진 곳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은행들은 금융감독원 경영실태평가에서 1등급을 받으려면 BIS비율을 1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은행별로 BIS 비율을 보면 국민은행 (0원 %)(12.3%)과 신한은행(11.6%)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보다 1.6%포인트 하락한 10.0%를 기록하고 있다. 외환은행 (0원 %)하나은행 (0원 %)도 각각 1.34%포인트, 1.51%포인트 떨어진 10.1%, 10.24%로 밀렸다.



BIS비율을 개선하려면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최선이다. 은행들은 그러나 주주 부담 등을 감안해 후순위채권이나 하이브리드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후순위채권 등은 다시 갚아야할 부채지만, 차입기간이 5~30년 등으로 길어 일정기간 보완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BIS비율을 서둘러 관리해야하는 금융기관 입장에선 손쉬운 처방인 셈이다.

하나은행과 기업은행 (14,240원 ▲150 +1.06%)은 지난 3월 4000억원씩 후순위채를 발행한데 이어 추가 발행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국세청에서 거액의 법인세를 부과받은 게 후순위채 발행을 압박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외환은행은 지난 1분기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연 6.11% 금리로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에 따라 바젤II기준으로 BIS비율이 0.40%포인트 상승해 후순위채 추가발행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올들어 후순위채를 발행하지 않은 우리은행은 BIS비율 개선을 오는 6월까지 이를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1분기 만기 30년의 하이브리드채권을 7000억원어치 발행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후순위채 발행에 속속 나서면 관련 채권이 올해 2조원대에 이르러 금리 및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후순위채 발행에 대해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감독당국의 한 관계자는 "후순위채는 부채나 다름없어 은행들의 체력강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외형 확대 중심의 성장전략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측면에서 후순위채 발행 신청이 들어오면 엄격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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