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판매는 글로벌 경제 바로미터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5.06 12:02
글자크기

지난해 판매 8%↑, 글로벌 경제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주택 가격과 치마의 길이, 고급 스카치위스키 판매량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경기 침체 여부를 판정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이다.

스카치위스키는 영국 스코틀랜드산 위스키를 통칭하는 말로 최근 스카치위스키 판매량은 사람들이 경제에 대해 얼마나 신뢰하는 지를 반영하는 새로운 척도로 떠오르고 있다고 BBC가 6일 보도했다.



위스키 판매는 글로벌 경제 바로미터


폴 휴즈 헤리엇 와트 대학교의 국제양조센터 소장은 "스카치위스키 판매량과 경제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스카치위스키는 200개국 이상에서 소비되고 있는 글로벌 제품으로 전세계 사람들은 대부분 위스키의 향을 즐긴다. 그리고 위스키는 원유를 비롯한 상품(원자재) 보다 수요 고정층이 형성돼 있지 않은 제품이기 때문에 경기변동에 민감하다.



스카치위스키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구매가능한 고급 제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경기가 좋을때 기분좋게 위스키를 마신다. 그러나 경기가 나쁠때에는 우선 순위가 떨어지는 위스키 수요를 먼저 줄인다.

이 같은 이유에서 고급 위스키 판매량은 특히 사람들이 현재 경제 상황과 미래에 대해 얼마나 신뢰하는가를 반영하는 잣대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스카치위스키 판매량은 경기 곡선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30년간 위스키 판매량은 1983년, 1998년, 2004년 3번 감소했다. 모두 전세계 경제가 좋지 않았던 때다.


그러나 지난해 위스키 판매량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며 전세계 경제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 한국 스카치 위스키 판매량 5위



지난해 영국의 스카치위스키 판매량은 전년보다 8% 늘어난 11억3000만병이었다.
스카치위스키 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최대 스카치위스키 소비국은 미국으로 매출이 4억1900만파운드에 달했다. 뒤를 이어 스페인이 3억700만파운드로 2위를, 프랑스가 2억9400만파운드로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싱가포르에 이어 5위(1억3900만파운드)에 올랐다. 베네수엘라, 그리스, 독일 등이 한국의 뒤를 이었다.

미국은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도 불구하고 스카치위스키 판매량이 오히려 5% 늘어났다. 이는 미국 경제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신용경색 위기에도 불구하고 주류업체들은 아직까지 전세계 및 미국 경제가 견조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발생한 이번 위기가 다른 시장으로 확산되지 않는다면 위스키 판매가 심각한 영향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긍정적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미국 위기는 과거 1998년 아시아 위기 당시 한국과 대만 등의 위스키 매출이 급감하며 다시 시장이 원상태로 회복되는데 3~4년 걸렸던 것과는 분명히 비교되는 점이다.

스카치위스키는 중국 대도시의 젊은 신흥 부호들에게 새로운 삶의 트렌드로 인식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가짜 위스키가 범람하는 웃지못할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지난해 중국의 위스키 소비량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으로 수입되는 위스키가 싱가포르를 경유하기 때문에 이는 잘못 집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드카에 빠져있던 러시아에서도 위스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콜롬비아 등 개발도상국들의 스카치위스키 수요도 꾸준이 늘어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수요가 감소하더라도 이머징국가들의 수요가 뒷받침된다면 위스키 판매량은 호조를 나타낼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