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로 드러난 '와인 열풍'… 위스키 첫 추월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08.05.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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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2007년 술 소비동향'

-성인 1인당 와인소비량 500㎖기준 2.03병
-맥주 1인당 소비량 전년보다 5병 늘어 107병
-위스키, 브랜디 소비량 각각 10.1%, 9.1% 증가

와인 소비량이 위스키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6일 국세청이 발표한 '2007년 술 소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술 소비량은 329만㎘로 전년 317만㎘보다 3.8% 증가했다.

수치로 드러난 '와인 열풍'… 위스키 첫 추월


◇맥주·와인 전성시대=지난해 와인 소비량은 3만8000㎘로 전년 2만7187㎘보다 38.5% 급증했다. 이에 반해 위스키 소비량은 3만4741㎘로 10.1% 증가했다. 지난해 한국 국민은 위스키보다 와인을 더 많이 마신 것이다.



1인당 와인 소비량은 500㎖기준 2.03병으로 전년 1.48병에 비해 증가했다. 만화 '신의 물방울'의 선풍적 인기가 반영하듯 와인이 심장질환에 좋고 문화의 한 트렌드로 부각되면서 와인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전체 와인시장에서 수입와인이 차지하는 비율도 2000년 50.5%에서 2006년에는 80.4%으로 큰 폭 확대된데 이어 지난해에도 85.4%로 높아졌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저렴한 와인이 수입되고 있는데다 와인 매니아가 늘면서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미FTA가 발효되고 한-유럽연합(EU) FTA가 체결되면 와인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맥주 소비도 늘었다. 지난해 성인 1명이 500㎖기준 마신 맥주는 107병으로 전년 102병보다 5병이나 증가했다. 맥주 소비량의 증가는 식유섬유 함유맥주, 흑맥주 등 다양한 신제품 출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맥주시장 성장으로 수입맥주 시장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수입된 맥주량은 3만4713㎘로 전년보다 37.5% 늘었다. 국세청은 다양한 제품과 수입주류 전문점 활성화 등으로 젊은층의 수입맥주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 수입맥주 수요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소주에도 '웰빙'='한국인의 술'인 소주도 웰빙이 대세였다. 성인 1인당 360㎖기준 소주 소비량은 72.04병으로 전년보다 0.39병 감소했지만 전체 소비량은 전년에 비해 0.4% 증가했다. 특히 19.8도, 19.5도 등 저도주 출시가 웰빙 트렌드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다.

'순한 술'만이 국민에게 먹혀들었던 것만은 아니다. 고도주인 위스키, 브랜디 소비량도 전년대비 각각 10.1%, 9.1% 증가했다.

한편, 소주의 저도주화 경쟁과 와인시장 급성장은 약주시장은 크게 위축시켰다. 약주시장은 지난 2004년 전년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이래 축소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엔 전년대비 22.4%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막걸리도 원료가 백미로 바뀌며 술의 질이 좋아지고 복고문화 유행, 체인점 활성화 등으로 2003년부터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2005년부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성장률은 전년대비 1.3%로 전체 출고량은 17만2342㎘였다.

구돈회 소비세과장은 "전체 술 소비량은 지난 2005년 잠시 주춤했다가 다시 증가 추세"라며 "건강을 중시하는 '웰빙추구형 술 소비 트렌드' 성향이 뚜렷한 가운데 와인 소비량이 위스키 소비량을 추월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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