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주주, 주가폭락에 분노 '재협상 촉구'

김경환 기자, 김유림 기자 2008.05.0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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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양 "재협상 여지있다" 주주 달래기 나서…인수전 새국면

제리 양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야후 경영진들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합병 협상을 성사시키지 못한데 대해 주주들의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야후 주주들은 MS 인수제안가인 33달러가 적정했으며, 협상에 적절히 응하지 못한 야후 경영진을 힐책하고 나섰다. 성난 주주들은 야후 경영진에게 재협상 마저 촉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MS가 제시한 주당 33달러선에서 야후를 인수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야후 주주 화났다…재협상 촉구



제리 양 야후 CEO제리 양 야후 CEO


이처럼 야후 주주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나선 것은 MS의 인수 철회로 야후 주가가 5일(현지시간) 거래에서 15% 폭락한데 따른 것이다. 이날 야후 주가는 24.37달러로 주저 앉았다.

주가 폭락에 성난 야후 주주들은 제리 양 CEO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며 성실한 자세로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제리 양 CEO도 이런 분위기를 알아채고 장마감후 블룸버그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야후는 MS를 포함해 다른 회사들과의 인수 제안에 대해 열려 있다"고 밝히는 등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성난 주주들은 제리 양의 이 같은 발언은 성실하게 협상에 나서지 않은 뒷북에 불과하다며 여전히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야후의 지분을 6% 보유하고 있는 캐피털 리서치 글로벌 인베스터의 고든 크로포드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제리 양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면서 "그는 너무 야후를 과대평가하고 있으며,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는 이사들에 대해서도 더욱 실망했다"고 밝혔다.



MS는 최초 인수 제안 당시 주당 29.39달러였던 인수가를 지난 1월 31일 주당 31달러로 상향한 데 이어 지난 2일 33달러로 재상향했다. 이에 최저 주당 40달러의 인수가를 고수해오던 야후 역시 요구가를 37달러까지 낮췄다. 하지만 양측은 4달러의 차이를 좁히는 데 끝내 실패해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 야후 주주 "33달러도 만족스런 수준"

그러나 MS가 인수 포기 선언을 한 뒤부터 분위기는 급반전되고 있다. 일부 야후 주주들은 야후가 33~34달러 선에서 인수 제안을 받아들여야 했다고 지적했다. 크로포드는 "대부분의 주주들은 34달러 선에서도 매우 만족해한다"고 강조했다.



야후 주주들은 야후가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데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야후 연례 주총에서 일부 이사들에 대한 불신임안이 통과될 수 있으며, 이는 양 CEO에 대한 압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야후 주주들의 반발이 확산되면서 야후 이사진들이 MS와의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다.

익명의 주요 주주도 "MS의 인수 제안가에 만족한다"면서 "야후가 33~34달러선에서 MS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였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 제리 양, "재협상 여지있다" 서둘러 진화 나서

이에 대해 양 CEO는 "주주들의 목소리를 듣는것도 중요하지만 고려할 것이 많이 있다"면서 회사측을 방어했다. 로이 보스톡 야후 회장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회사 매각을 위한 공정한 가격은 37달러였다"면서 "이는 교섭 여지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주주들은 주가 급락에 폭발했다. 주주들의 회사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결국 제리 양 CEO는 "적정한 가격이라면 MS를 포함해 다른 회사들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양 CEO는 "주가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아마도 경영을 잘 해나가는 것"이라며 "내가 할 일은 주주들과 함께 우리가 나갈 방향에 대한 전략을 강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후는 회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MS를 포함한 여러 회사들과 대화를 계속할 수 있다"면서 "야후의 회사 가치는 (MS가 인수를 제안한) 3개월 전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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