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적자 대거 줄인 카드는 '비자'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2008.04.30 11:46
글자크기

환율효과도 일부 영향.. 4월 적자폭 다시 커질 듯

지난달 경상수지 적자가 큰 폭으로 축소됐다. 그러나 비자카드 배당수익 등 비경상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해 '반짝 개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정부 역시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했던 무역수지 130억달러 흑자 달성이 힘들다고 밝힌 상태다.



◇'강만수 효과'?=지난 3월 경상수지 적자는 5370만달러로 2월에 비해 무려 23억달러 축소됐다. 경상수지는 지난해말 8억1000만달러 적자를 보인 이후 1월 27억5000만달러, 2월 23억5000만달러 적자에 이어 4개월째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적자폭이 이번에 크게 축소되기는 했지만 그 배경을 뜯어보면 뒷맛이 개운치 않다. 수출이 좋은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8.6% 증가한 360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증가율은 1월 15.0%에서 2월 18.8% 등 두 자리수를 이어갔다. 수출증가율과 수입증가율 격차는 지난 1월 16.2%포인트에서 2월 8.8%포인트, 3월 7.2%포인트로 줄었다. 이에따라 2월 적자를 기록했던 상품수지는 5억3000만달러 흑자로 다시 돌아섰다.

그러나 수출효과보다는 비경상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올해 비자카드의 뉴욕증시 상장으로 국내 회원카드사들에게 11억7000만달러의 배당수익이 발생한 것이 적자 폭 축소의 중요한 요인이 됐다.

3월에 집중되는 외국인 주식배당금 일부가 아직 해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 머물고 있는 점도 작용했다. 한은은 외국인 주식배당금 30억달러 가운데 10억달러 정도가 아직 국내에서 대기중인 것으로 파악했다.


상품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것이 환율효과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3월중 원/달러 환율은 정부의 구두개입으로 달러당 1000원선을 오가며 큰 폭으로 상승했다.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계절적 요인과 환율요인이 복합돼 있어 어떤 것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경상수지 적자 폭 축소에 (환율효과가) 일부 가세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상적자 다시 커지나= 한은은 비경상적 요인을 빼면 3월 경상수지 적자가 22억~23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다. 따라서 일회성 특수요인이 없어지면 4월 중 경상수지 적자 가 다시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외국인 주식배당금이 40억달러 이상 지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고유가 행진도 부담 요인이다. 한은은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연간 9억배럴 중 재가공해 수출하는 3억배럴을 뺀 것은 고스란히 유가상승의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유가가 10% 오르면 적자폭이 60억달러 가량 확대된다는 계산이다. 3월 평균 유가가 배럴당 75달러로 1년 전에 비해 36달러 급등했고, 4월에는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선 점을 감안하면 상품수지가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양 팀장은 "유가가 오르면 상품수지가 크게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는 것이 맞다"며 "(4월)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무역흑자 목표 달성 등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 이윤호 지식경제부장관은 이날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최고 경영자 조찬간담회에서 "고유가와 고원자재가가 지속될 경우 올해 무역수지 130억달러 흑자 달성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