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11조 이상' 투자… '이상'은 얼마?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04.30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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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원 넘을 것" 전망 많아… 정부 반도체 조기 증설 유도도 관심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11조원 이상을 투자키로 했다. 반도체에 7조원 이상, LCD에 3조7000억원 이상이 각각 투자된다.

주우식 부사장(IR팀장)은 지난 25일 올해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11조원 이상'이라며 '이상'을 강조했다. 투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올해 설비투자는 실제 어느 정도까지 늘어날까.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12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밝힌 D램과 낸드플래시의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각각 100%, 130% 이상이고 소니와 LCD 8-2라인 건설(충남 탕정)에 합의한 점을 감안할 때 12조원은 넘을게 확실하다는 것.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연결기준 설비투자를 12조7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노근창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7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LCD 투자는 4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메릴린치증권도 "삼성전자가 강력한 성장 목표를 제시한 만큼 이 목표를 맞추는 과정에서 투자가 12조원을 쉽게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電, '11조 이상' 투자… '이상'은 얼마?


실제로 삼성전자가 밝힌 11조원 투자에는 소니와 합작해 건설키로 한 LCD 8-2라인 투자가 포함돼 있지 않다. 이 라인에는 공장건설 9400억원, 설비 1조8000억원 등 총 2조7400억원이 투자된다. 설비투자는 삼성과 소니가 절반씩 부담키로 돼 있어 실제 삼성전자가 투입하는 자금은 1조8400억원 정도다.

8-2라인은 내년 2분기 양산 예정이어서 연말까지는 공장 건설을 끝내고 내년 1월 정도까지는 설비투자가 완료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투자할 1조8400억원의 상당 부분이 올해 집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결국 삼성전자가 LCD에 올해 3조7000억원 투자 방침을 밝혔지만 실제 투자는 5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함께 지난 28일 정부가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의 조기 증설을 유도하겠다고 밝힌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정부는 34조원에 달하는 기흥반도체 공장 증설이 조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기흥반도체 증설은 내년부터 이뤄지도록 계획돼 있는데 관련 승인 절차를 최대한 당겨줘 투자가 조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단 삼성전자는 신규 반도체 공장 투자는 올해 계획에 없다는 입장이다. 주 부사장도 "기존의 15라인까지의 업그레이드 투자가 대부분이며 새 라인(16라인)은 거의 투자가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28일 재계 총수들과의 간담회에서 '계획된 투자라면 앞당겨 달라'고 요청한데다 정부가 조기 증설에 필요한 각종 절차들을 신속히 끝내 주겠다고 밝힌만큼 삼성이 이에 화답할 가능성은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012년까지 330억달러를 투자해 8개의 반도체 라인을 건설하겠다는 장기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중 1개(15라인)만 건설한 상태다. 통상 반도체 공장 1개를 짓는데 4조원 정도가 투자된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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