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證, 수수료 전쟁 '백기'… 돌파구 있나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08.04.28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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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5%→0.015%, 수수료율 인하로 이익규모 300억원 감소

위탁시장 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 (132,000원 ▲400 +0.30%)이 증권가의 수수료 인하 경쟁을 못견디고 두손을 들었다.

키움증권은 28일 온라인주식매매수수료를 기존 0.025%에서 0.015%로 인하키로 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키움증권이 향후 수익률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키움證 '울며 겨자먹기'..왜?=온라인 거래를 통한 매출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키움증권은 최근까지 수수료를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타 증권사들이 잇따라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 인하를 단행하자 결국 고객 이탈을 우려해 수수료 인하를 결정했다. 하나대투증권, 동양종금증권, 한국증권은 최근 온라인 주식매매수수료를 0.015%로 인하해 최저 수수료를 제공 중이다.

김봉수 키움증권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키움증권은 온라인 브로커리지 전문회사를 표방해왔으나 온라인회사가 오프라인회사보다 수수료가 높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라는 고객들의 항의에 할 말이 없었다"고 수수료 인하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 사장은 이어 대형사의 수수료 인하 경쟁을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수수료 인하 조치가 사실상 '등 떠밀리기'식 결정이었음을 자인했다.


그는 "지금은 금융사들도 해외에 나가 돈을 벌어 경제에 이바지해야 할 중요한 때"라며 "중요한 시기에 브로커리지 전문사도 아닌 대형사들이 해외 경쟁력을 쌓기보다 한정된 국내 브로커리지 시장에서 앞장서 가격을 파괴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나친 수수료 인하는 투자자들에게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게 하고 장기적으로는 증권산업 전체를 허약하게 만들어 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 입장에서는 고객 이탈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손 놓고 있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다만 대형사의 수수료 경쟁 격화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수수료를 내린다는 식의 발언은 보기 불편했다"고 꼬집었다.

◇단기 주가하락 불가피..수익률 유지 가능할까=이번 수수료 인하로 키움증권은 수익에 타격을 받으며 단기적인 주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이번 수수료 인하로 이익규모가 3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자체 전망했다.

문제는 장기전망이다. 허대훈 NH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형사가 수수료율 인하에 동참할 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수수료율이 낮은 업체가 키움증권을 포함해 소수일 경우, MS(시장점유율)가 높은 키움증권에 장기적으로 유리할 수 있지만 대형사도 수수료율 인하에 동참하게 되면 이또한 큰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대형사의 동참 여부와 별개로 키움증권의 수익 구조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순수영업 기준으로 키움증권 수익구조는 수수료수익과 이자수익이 핵심이다.

지난 1/4~3/4분기(4월~12월) 실적을 살펴보면 누적영업수익 3950억원 가운데 수수료수익은 1270억원으로 32%에 달하며, 이자수익은 800억원으로 20%를 차지하고 있다.

오진원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MS가 늘어난다고 가정해도 요율이 바닥인 상황에서는 온라인 MS 증가가 곧바로 이익 증가와 연결되지는 않는다"며 "수수료 부문에서 줄어든 이익을 어떻게 만회할 것인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수수료수익 감소를 이자수익으로 만회를 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않다. 키움증권의 이자수익 중 신용거래융자이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감독당국의 규제에 따라 자기자본을 늘리지 않는한 신용거래융자이자를 확대하는 길이 원천봉쇄됐기 때문이다.

오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는 미래에셋증권 등 자산운용 등에 강점을 갖추고, 수수료율 인하에 영향을 받지 않는 대형 증권사가 투자처로 더 매력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키움증권에 이어 이트레이드증권도 수수료를 종전 0.024%에서 0.015%로 낮추는 것을 잠정 확정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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