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산 조선용 후판 '귀하신 몸'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8.04.2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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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싸고 물량은 제한..수요늘어 확보경쟁 치열, 신생조선소는 '언감생심'

포스코가 생산하는 조선용 후판의 '몸값'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가격이 싸고 물량은 한정돼 있는데 반해 후판 수요는 신생 조선소를 중심으로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이 생산하는 조선용 후판(선박건조에 사용되는 두꺼운 철판) 가격은 25일 주문분부터 톤당 82만원에서 101만원으로 19만원 오른다. 포스코가 생산하는 조선용 후판 가격 톤당 78만5000원 보다 22만5000원(28.6%) 비싼 가격이다.



포스코가 먼저 후판 가격을 톤당 12만원 인상했지만 동국제강이 더 큰 폭으로 인상하면서 가격차가 더 벌어지게 된 것. 국내에서 조선용 후판을 생산하는 업체는 포스코와 동국제강 두 곳뿐이다.

중국산 조선용 후판 가격은 동국제강 제품 보다 더 비싸다. 운송비를 포함해 톤당 1000달러(99만원) 선에서 형성되다 최근에는 톤당 1200달러(118만8000원)를 넘어섰다. 포스코산 후판보다 최고 50% 이상 비싸다.



조선용 후판은 전체 선박 제조원가 중 15~2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 원가 경쟁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포스코산 후판이 상대적으로 싼 이유는 기본적으로 원가 경쟁력이 있는데다 연관 산업의 영향 등을 생각해 가격 정책을 보수적으로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산 물량이 한정돼 있다보니 포스코산 후판을 추가로 공급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광양제철소에 연산 200만톤 규모의 후판공장 증설을 진행하고 있지만 오는 2010년 하반기에나 가동이 될 전망이다.


때문에 신생조선소들은 거의 포스코산 후판을 배정받지 못하고 있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신생조선소에 공급하기 위해 기존 거래선 물량을 줄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신생조선소들은 그나마 동국제강 후판도 구하기 어려워 대부분 중국산 후판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한 신생조선소 관계자는 "2009년부터는 포스코 후판을 공급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포스코측이 다른 신생 조선소와의 형평성 등을 내세우고 있어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신생조선소 관계자는 "다른 신생사들보다 건조를 일찍 시작해 지난해부터 물량을 배정받기 시작했다"며 "가능한한 물량을 더 배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측은 그러나 광양제철소에서 추가로 후판을 생산하기 전까지는 신규로 물량을 배정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포스코가 대형 조선사 위주의 물량 배정정책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 대형 조선소들은 수입을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후판을 들여올 수 있는 반면 중소형 조선소들은 그나마도 대리점을 통해 매입해 가격이 더 비싸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포스코가 생산한 조선용 후판을 공급받고 있는 조선소는 현대중공업 등 대형사 7개사, 성동조선 등 중소형 조선사 7개, 오리엔탈정공 등 조선기자재 생산업체 4개 등이다. 이중 대형사에 공급되는 물량이 86~87%에 달할 정도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한 중소형 조선소 관계자는 "일부 업력이 오래된 중소형 조선소들은 물량을 받고 있지만 규모는 생색내는 수준에 그친다"며 "국가 기간산업으로서의 역할을 생각한다면 대형 조선소 위주의 후판 공급 정책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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