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레터]주식수수료 내리는데 펀드는?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2008.04.23 14:40
글자크기
최근 증권사들이 잇따라 온라인주식매매수수료를 내리고 있습니다. 저마다 업계 최저를 부르짖으며 수수료 인하경쟁에 동참하는 모습인데요, 업계에선 역마진까지 우려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증권사들이 손실까지 자초하며 주식매매수수료를 인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게 시장점유율이 낮은 증권사들이 먼저 수수료를 인하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신규고객 확보로 점유율을 높일 수 있고, 그만큼 주식을 매매하는 횟수도 늘어나게 되니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란 판단때문입니다. 또, 후발주자는 기존의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자연스럽게 수수료를 인하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근데, 한가지 궁금한게 있습니다. 해마다 주식매매수수료를 인하해 이슈를 만들어 내는 증권사들이 펀드판매수수료 인하에는 왜그렇게 인색할까요.

최근 몇해동안 펀드 바람이 불면서 판매잔고는 크게 급증했고, 수수료 수입 또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현재 증권사들은 주식형펀드는 1.5~2%, 인덱스펀드는 0.8~1% 가량의 판매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고객들은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실정입니다. 급기야 정부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맞춰 각 판매사들이 수수료를 비교공시토록함으로써 시장원리에 따라 수수료 인하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증권사들의 주식매매수수료 인하와 펀드수수료 인하를 같은 선상에 올려놓고 보는데는 무리가 있습니다. 주식매매수수료의 경우 직원상담 등 비용이 수반되는 오프라인수수료는 그대로 둔채 온라인수수료만 인하하고 있습니다. 펀드도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구분돼 있으며, 온라인은 전용펀드를 출시해 저렴한 수수료를 제공하고 있죠.

주식매매의 경우 온라인 고객들이 훨씬 많고 또 이를 통한 수익이 온라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수수료 인하의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펀드는 오프라인 가입자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이곳에서 창출되는 수입 또한 커져 수수료를 지금보다 내릴 기반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저렴한 판매수수료를 제공받으려면 온라인 전용펀드에 가입하면 된다"고 하지만 상품수도 적고 가입절차도 복잡한 상황에서 쉬운일만은 아니죠.


증권사들이 판매수수료를 내리는 데는 큰 용단이 필요할 것입니다. 펀드는 증권사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 보험 등 각 금융사에서 판매하다보니 증권사만 독단적으로 내릴수없는 일이죠. 어찌됐든 수수료를 낮추든지 고객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가입할 수 있는 펀드를 육성하든지 양단간에 결정이 필요한거 같습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