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선정비결은 덤핑(?)

더벨 김민열 기자 2008.04.2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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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수수료 경쟁사 절반 수준 제의 소문...과거 LG카드 때도 덤핑 경험있어

이 기사는 04월21일(14:1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세계적 명성 때문일까. 덤핑 효과일까"



올 상반기 최대 매물인 대우조선 (32,750원 ▲1,150 +3.64%)해양(DSME) 매각을 산업은행 M&A실과 공동으로 담당할 주관사에 골드만삭스가 선정됐다.

국내 메가 딜에 대한 트랙레코드가 거의 없는 골드만삭스가 선정되자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들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해외에서의 명성과는 달리 골드만삭스가 수년동안 한국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보여준 트랙레코드는 국내 대형 증권사와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초라하다.

골드만삭스가 정부나 채권단의 메가딜을 따낸 것은 5년만에 처음. 지난 2002년 서울은행 매각 자문을 삼성증권과 공동으로 한데 이어 우리은행이 주관한 현대석유화학 매각 자문을 맡은 것이 마지막이었다.

IB업계에서는 골드만삭스의 선정배경이 수수료 덤핑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메릴린치, JP모건, 씨티글로벌증권, UBS 등 대다수 IB들은 450-700만달러의 수수료 상한을 제시한 반면 골드만삭스는 절반 수준인 300만달러 이하로 써냈다는 후문이다.


메가딜의 (수수료)마켓 스탠다드는 0.2% 안팎이지만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면서 대부분의 IB들은 평상시의 절반(0.1%) 이하 가격을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심지어 아예 수수료를 받지 않을 수 있다는 파격적인 구두제안까지 했다는 말까지 돌고 있다.

결과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매각된 대한통운(매각자문료 30억원 상한선) 보다 매각가격이 수조원 가량 높을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IB들에게 돌아갈 수수료는 이에 못미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가 이처럼 공격적인 수수료 덤핑에 나선 것은 최근 5년동안 국내 M&A 시장에서 영 맥을 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2년 이후 진행된 조흥은행과 외환은행(2003년)을 시작으로 범양상선(2004년)-한투.대투.대우종합기계(2005년)-대우건설.LG카드(2006년)-대한통운(2007년)까지 정부와 채권단이 진행한 빅딜에서 매수-매도 자문사 어느 쪽에도 끼지 못했다.

그 결과 2006년 국내 M&A 리그테이블 25위 안에도 끼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같은 기간 해외 M&A 자문실적에서는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물론 한국의 골드만삭스가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06년 대우건설 매각 주관사로 선정되고도 낙마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평가기준이 공정하지 않다는 업계 투서로 주관사를 재선정한 결과 삼성증권과 씨티글로벌증권에게 뺏기는 굴욕을 당했다. LG카드 매각당시에는 주관사 수수료를 100만달러까지 낮춰 하향 지원했지만 LG카드 인수 후보였던 하나은행의 주주라는 이해상충 문제 때문에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하나로텔레콤, 하이마트 등의 자문을 맡으며 모처럼 국내 M&A 리그테이블 10위권안에 랭크되기도 했지만 일감을 준 곳은 외국계 펀드 일색이었다.

사정이 이쯤되자 본사 차원에서 한국 M&A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른 IB에서 책임자(MD급)를 영입 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여러 정황을 볼때 한국 M&A 시장에서 메가딜에 대한 프로파일이 전혀 없는 골드만삭스가 출혈 경쟁을 무릅쓰고 뛰어들 수 밖에 없었던 셈이다.

한 IB 관계자는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목표주가를 3만2300원을 제시한 골드만삭스가 매각주관사로 선정된 것이 놀라울 뿐"이라며 "리서치 부서와 IB 부서의 차이니스 월(정보차단벽)을 감안해도 현 주가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 곳을 주관사로 뽑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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