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득표수가 6만9604표로 전국에서 두번째로 많았다. 득표율(86.3%)도 박주선 통합민주당 당선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이어 3위였다. 아무리 '한나라당=공천=당선'이란 공식이 들어맞는 곳이라 해도 비례대표의 첫 지역구 도전치곤 성공적인 수확이다.
서 당선인으로선 총선 자체보다 공천이 오히려 더 아슬아슬했다. 그는 3선이자 현역, 거기다 '친이(이명박)계' 핵심인 안택수 의원을 밀어내고 공천됐다. 서 당선인이 '친박(박근혜)계'라는 점을 감안할 때 '기적'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에게 떨어진 번호는 20번이었다. 2004년은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 지지율이 바닥을 기던 때다. 아무리 낙관적으로 봐도 14번이 '금배지' 마지노선이었다.
그런데 선거일을 일주일 남겨두고 당 지지율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손목에 붕대를 감고 선거유세 강행군을 펼치던 당시 박 전 대표 덕이었다. 실낱 같은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선거 당일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비례대표 당선선은 17번. 맥이 탁 풀리는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천막당사를 찾았다. 당선 확정자들은 그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거나 그를 피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그러나 천우신조인지 출구조사 예측은 빗나갔다. 모두 21명의 한나라당 비례대표가 금배지를 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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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박 전 대표와 비례대표 당선인들의 조촐한 축하 모임이 열렸다. 그들로선 당 지지율을 높여준 박 전 대표가 생명의 은인과도 같았다. 그때도 박 전 대표는 손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모두 박 전 대표의 건강을 우려하며 감사 인사를 할때 서 당선인이 한마디 했다. "대표님. 사실 대표님 건강 제일 걱정한 건 비례대표 뒷번호들입니다." 좌중은 웃음바다가 됐다. 박 대표는 "참 솔직하시네요"라며 함께 웃었다. 이때 인연이 아직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그는 17대 때 전공을 살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에 몸담았다. 이번에는 과학기술부가 교육인적자원부와 통폐합(교육과학기술부)된 만큼 교육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제1법안으로 교육을 생각하고 있다"며 18대 의원으로서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