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당선자의 상대는 국무총리까지 지낸 한명숙 통합민주당 의원이었다. 백 당선자는 총선 전 여론조사에서 한 전 총리를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백 당선자를 위해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늘 패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총선 당일 저녁, 선거 승패를 좌우하는 6개동 중에 개표가 먼저 이뤄진 곳은 한나라당이 전통적으로 약세였던 3개동이었다. 4년전 한나라당으로 출마했던 홍사덕 전 의원은 이 3개동의 약세를 만회하지 못해 한 전 총리에게 2.3%포인트 차로 패했다.
백 당선자는 "인생이란 자신만의 드라마를 만들어 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며 "그 드라마에는 평생 자신의 삶을 예고하는 복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인생에 대한 '복선'은 대학 시절에 깔려 있었다고 믿는다.
행시에 합격한 후에는 줄곧 공직자의 길을 걸었다. 27년간 고양군수, 안산부시장, 안양시장, 경기도 행정부지사로 경기도 행정을 책임졌다. 공직생활 중 가장 보람된 기억은 3년간의 고양군수 때다.
그는 1989년 신도시 발표로 일산이 들끓었을 때 호수공원과 정발산공원을 지켜냈고 한국국제전시관(KINTEX)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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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그의 삶은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면서 180도로 바뀌었다. 이명박 대선캠프의 모태격인 안국포럼을 만들 때부터 한나라당 경선과 대선에 이르기까지 그는 이 대통령 곁에서 요직을 맡아왔다. '킹메이커' 중 한명인 셈.
지난해 대선이 끝난 직후 '이제 내 갈 길 좀 가볼까' 생각하던 차에 이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행정실장을 부탁하는 전화였다. 크리스마스날이었다. 그는 결국 인수위에 들어갔고 지난 2월말에야 인수위 활동을 마무리한 뒤 일산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백 당선인의 좌우명은 '경청하는 겸손한 리더'다. 그는 모든 사람을 '경험의 지혜를 담고 있는 컵'에 비유하며 겸손을 강조했다. 내 컵을 밑에 둬야 다른 사람의 컵안에 든 지혜가 자연스럽게 내 컵에 흘러들어올 수 있다는 지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