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일꾼들]3번째 도전한 MB맨, 정태근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8.04.1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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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받는 보수세력 만들겠다"

 정태근 한나라당 당선자(서울 성북갑)는 3번째 도전에서 금배지를 달게 됐다. '삼세판'이란 말도 있지만 이번에 낙선하면 정치 인생은 끝이라는 각오로 사력을 다했다.
 
[18대 일꾼들]3번째 도전한 MB맨, 정태근


9일 당선이 확정된 후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50여년 동안 보문시장에서 생선장사를 하신 아버지였다. 지난 두 번의 선거 때 수행원도 없이 그의 선거운동을 도왔던 아버지는 아들이 두번째 낙선하던 이듬해 눈을 감았다. 그는 "불효를 많이 해서 아버님이 제일 생각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00년에 새천년민주당의 386 의원들에 맞서 한나라당의 '젊은 피'로 입당한 뒤 4월 총선에 도전했지만 경쟁자인 유재건 후보에게 2500여표 차로 패했다. 탄핵역풍이 불어닥친 2004년 선거도 여의치 않았다.



2번의 낙선도 그렇지만 대학 시절에 겪었던 감옥 생활은 사무치는 과거로 기억된다. 1985년 연세대 총학생회장에 선출된 그는 광주민주화운동에 발을 들인다. 이때 미국문화원을 점거한 배후자로 지목돼 징역 5년형을 받고 만 27개월을 복역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인생역정은 정 당선자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2002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인터넷본부장을 맡으며 신임을 얻은 뒤 2005년 마흔을 갓 넘긴 나이로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임명됐다. 그의 발탁 인사에 서울시청이 한동안 술렁이기도 했다.



 그 때부터 지난해 12월19일 대선 때까지 3년 동안 정 당선자는 매일같이 오전 7시에 출근해 밤낮없이 일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정신없는 나날들이었지만 행정 실무를 익히며 이 대통령의 장점을 어깨 너머로 배울 수 있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이 대통령을 오래 보좌했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3번째 도전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동력은 그에게 아낌없는 애정을 쏟아준 지역주민들에게 있다. 그는 두번이나 낙선했는데도 꾸준한 사랑을 보내준 지역주민들이 한없이 고맙다.

그래서 당선 후에도 약속 장소는 되도록 동네에서 잡는다. 시간 나는 틈틈이 자신을 선택해준 주민들에게 빠짐없이 감사를 전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사랑 받은 만큼 어깨도 무겁다. 그는 앞으로 "보수세력이 정말로 신뢰받을 수 있도록 자기혁신하는데 조그만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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