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IA 강등…'모노라인發 쇼크' 재현될까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4.05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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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미국 최대 채권보증회사(모노라인)인 MBIA의 신용등급을 기존의 최고등급인 'AAA'에서 'AA'로 하향했다.

피치는 4일(현지시간) MBIA가 'AAA'등급을 유지하기 위한 자본규모에 34억∼38억달러가 부족하다며 채권보증부문 신용등급을 하향한다고 밝혔다.



◇ "MBIA, 38억달러 부족, 49억달러 손실 예상"

피치는 MBIA가 지난달 조달한 26억달러의 자본을 포함시켜도 이처럼 자본규모가 미달된다고 설명했다. 등급 전망도 추가 하향 가능성을 의미하는 '부정적'을 유지했다. 피치는 MBIA의 장기 신용등급도 'AA'에서 'A'로 하향했다.
피치는 MBIA가 채권 보증 손실로 31억∼49억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평가했다.



MBIA는 채권발행과 주식매각을 통해 사모펀드인 워버그 핀커스로부터 26억달러를 조달하고 배당을 삭감하는 등 자구책을 시행해왔다.

피치의 등급하향으로 MBIA주가는 4.5% 하락하고 있다.

◇MBIA "동의 못해"..."평가 그만 하라" 갈등


MBIA는 피치의 발표에 대해 즉각 "동의할수 없다"고 밝혔다. 에드워드 채플린 MBIA 최고 재무담당 임원(CFO)은 "MBIA는 170억달러의 보증재원을 확보, 업계 최고의 자본력을 지니고 있으며 보증자산의 질도 우수, 심각한 경제상황에도 견딜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MBIA는 지난달 피치에 대해 자사의 신용등급을 매기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MBIA 성명을 통해 피치는 신용등급 부여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갖고 있지 않다며 이같이 주장했었다.



그러나 피치는 MBIA에 대한 정보접근이 차단된다 하더라도 설득력 있는신용 관점을 유지할 수 있는 한 MBIA의 신용등급을 계속 부여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양측은 신용등급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 1,2월 비해 시장 안정 불구, '마진콜'사태 재현될수도

앞서 피치는 지난달 26일 'AA'이던 미국 4위 채권보증사 FGIC의 투자 등급을 여섯 단계 더 낮은 'BBB'로 하향한바 있다.
FGIC보다 규모가 훨씬 큰 세계 최대 채권보증회사인 MBIA가 'AAA'등급을 상실함에 따라 신용시장에 충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 연초 1, 2위 모노라인인 MBIA와 암박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린 바 있다.
암박과 MBIA가 자금조달에 성공하고 최고등급(AAA)을 유지하면서 모노라인 위기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미 연준의 사실상 '무제한' 유동성공급과 JP모간의 베어스턴스 인수로 금융시장이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고 있는 상태여서 1,2월과 같은 모노라인발 시장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실제로 이날 장 마감을 앞두고 MBIA의 등급하향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우지수가 약세로 돌아섰지만 '패닉'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채권보증업체의 등급하향은 보증채권의 가격하락으로 이어지고, 다시 채권보유 금융기관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담보 채권 가격하락으로 마진콜(담보부족분 충족 요청)이 확산되면 금융시장은 다시 한번 '유동성 공포'에 휩싸일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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