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일자리 석달새 23만개↓…'침체'완연

뉴욕=김준형 특파원.홍혜영기자 2008.04.05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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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버냉키 발언 재확인..시장충격 제한, 금리인하 기대도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금주초 이 의회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에서 미국경제의 '침체(Recession)'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는 버냉키 의장의 이같은 '우려'를 사실로 확인시켜주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비농업부문 고용이 전월대비 8만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5만명 감소)를 훨씬 웃도는 것이자 2003년3월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 석달간 일자리 23만개 사라져..공공부문이 충격 흡수



비농업부문 고용은 지난 1,2월에도 각각 7만6000명 감소하는 등 3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이로써 올들어 사라진 일자리만 총 23만2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문별로는 교육 정부 광산 음식료 부문에서만 일자리가 늘었을뿐 대부분의 제조분야에서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제조업 고용은 4만8000개가 감소, 2003년 7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자동차 부품업계의 파업으로 인해 자동차 업종에서만 2만4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든 점이 고용악화에 큰 몫을 했다.
주택경기 침체로 건축업종에서도 5만1000명이 실직했다.

서비스업종은 1만3000개가 늘었지만, 소비위축으로 인해 소매업종은 오히려 1만2000개 감소했다.


정부가 고용을 1만8000명 늘리고, 의료 보건과 레저 산업이 각각 4만2000, 1만8000개 증가해 그나마 부족한 일자리를 늘렸다. 정부고용이 없었더라면 일자리수 감소폭은 10만개를 넘어섰을 것으로 보인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대비 0.3%, 5센트 오른 17.86달러를 기록, 예상치에 부합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동기 대비 3.6% 오르는데 그쳐 일자리 부족으로 인해 임금상승이 억제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반면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33.8시간으로 6분이 늘었다.



실업률도 5.1%로 지난달 4.8%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전문가 예상치는 5.0%를 상회한 수준이다. 실업률은 지난 2005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 '시장은 이미 면역'...추가 금리인하 기대 부각

블룸버그통신은 "고용 지표는 미국이 이미 경기 침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실업 증가에 따라 소비자들이 자신감을 잃었고 소비 둔화가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고용과 소비는 경기침체 여부를 판단하는 양대 지표이다.



그러나 이같은 부진한 고용지표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가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로열런던 자산운용의 케빈 릴리 펀드매니저는 "고용지표는 부진하긴 하지만 생각보다 심각하진 않다"며 "사람들은 이미 악화된 경제환경에 적응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지표의 부진으로 연준이 이달 29∼30일로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추가로 하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시 힘을 얻고 있는 점도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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