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첫 AI 발생, 그 원인은?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08.04.0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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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근로자, 철새 등 추정

겨울철에 주로 발생하는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올해는 초봄이 지난 4월에 나타나 방역당국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를 'AI 특별 방역 기간'으로 정해 집중 감시활동을 벌였다. 방역당국은 이 기간에 AI가 발생하지 않자 올해는 무사히 넘어가는 줄 알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3월도 아닌 4월들어 AI가 발병해 허를 찔린 표정이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봄철에 AI가 발생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몇가지 원인을 추정하고 있다.



우선 의심되는 것은 외국인 근로자가 인체감염이 되는 H5N1 바이러스를 옮겨왔을 가능성이다. 지난 겨울 AI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거주했던 외국인 근로자가 한국으로 건너오면서 바이러스를 가지고 왔을 수 있다는 추정이다.

AI가 발생한 전북 김제시의 양계 농장에는 외국인근로자 11명이 일하고 있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11명 외에도 밤에는 다른 곳에서 일하는 동료 외국인근로자들이 자주 놀러온 것으로 파악돼 이들 전체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돌아가지 않은 철새에 의한 감염 가능성도 상존한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이동하지 않고 남아 있는 철새들에 의해 AI가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국은 겨울 특별방역 과정에서 이번에 AI가 발생한 김제 양계농장에서 8㎞ 가량 떨어진 만경강에서 AI항체를 가진 철새가 발견된 점에 주목하면서 관련성을 조사 중이다.

김재홍 서울대 수의과 교수는 "봄철에 AI가 나타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구체적인 원인을 규명하려면 최소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철새와 외국인 근로자, 날씨 등의 추정 가능한 원인에 대한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AI 인체감염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기준으로 세계14개 국가에서 372명이 감염돼 235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돼 있다. 방역당국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130여만명분의 '타미플루'를 비축해놓고 있다. 타피플루는 스위스 로슈사에서 만든 특허약으로 유일한 AI 예방 및 치료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의심 가금류는 살처분하고 다른 지역에 전파되지 않도록 긴급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다른 농장에서 생산된 닭과 오리는 익히거나 끓여서 먹으면 인체에 해가 없어 국민들은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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