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침체' 언급+차익실현 '↓'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4.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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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의장 가능성 언급에 투심냉각, 전날 급등도 부담

미국 증시가 사흘만에 하락 반전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장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전날 급등세로 달아올랐던 투자심리가 냉각됐다.

다우지수가 하루동안 390포인트 이상 오르는 급등세를 보인데 따른 차익매물도 지수를 끌어내렸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48.53포인트(0.38%) 떨어진 1만2605.83을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2.65포인트(0.19%) 내린 1367.53으로, 나스닥 지수는 1.35포인트(0.06%) 하락한 2361.40으로 각각 마감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상하원 합동 경제위원회 증언에서 답변도중 "경기침체(recession)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can not be ruled out)"고 말했다.
"미국 경제는 지금도 조금씩(slightly) 성장하고 있으며, 아직 경기침체를 선언할 준비는 돼 있지 않다"는 말에 방점이 실리긴 했지만, 'recession'이라는 단어를 연준 의장이 입에 올렸다는 사실 자체가 투자자들의 심리에 부담을 줬다.



이어 연준이 이번 위기를 잘 처리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되풀이 하고, 베어스턴스 이후 주요 투자은행들이 파산할 위험은 없다고 밝히면서 한때 상승세로 장 분위기가 반전됐다. 그러나 뒷심부족으로 장 마감이 다가오면서 하락세로 방향을 잡았다. 전날 급등세에 따른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들이 장 후반 몰린 점이 지수에 부담이 됐다.

존슨 리서치 그룹의 크리스 존슨 대표는 "투자자들은 버냉키 의장으로부터 희망의 신호를 읽을수 있기를 바랬으나 반대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시장의 저평가 현상은 여전한만큼 하락은 단기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금융주, 보합권 '선방', 베스트 바이 실적 호전


전날 일제히 급등하며 시장 급등을 견인했던 금융주는 차익매물로 소강상태를 보였다. 하지만 급락세 반전은 나타나지 않고 주요 종목이 보합권에서 머물렀다.

세계 최대 은행 씨티그룹은 0.8% 상승세 마감에 성공한 반면 최대 보험사 AIG는 0.3% 내렸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0.9% 하락하는 등 부문별 대표종목의 주가가 엇갈렸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종목중에서는 미국 최대 전자제품 판매 체인점 베스트바이가 주목을 받았다. 베스트바이는 이날 지난 4분기 주당 순이익이 1.71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1.65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주가는 전날에 비해 1.1% 상승한채 마감했다.

'블랙 베리'생산업체인 리서치 인 모션(RIM)은 장종료후 지난 4분기 순익이 4억1200만달러 주당 72센트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매출액도 전년동기 9억3000만달러에서 18억8000만달러로 증가했다.
이같은 실적은 애널리스들의 전망치(주당 71센트)를 소폭 초과한 것이다.
RIM은 지난 3월로 끝난 4분기중 신규가입자가 218만명 증가하는 등 영업호조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RIM주가는 장중 1.4% 하락한채 마감했으나 장종료후 실적이 발표되지 시간외 거래에서 4% 이상 상승하고 있다.

다국적 곡물 종자 회사 몬산토는 2분기 순이익이 주당 1.79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1.68달러를 웃돌았다. 곡물가격 급등에 따라 미국 브라질 유럽 등의 수요 증가가 실적 호전의 원인이 됐다 그러나 주가는 1% 하락세에 머물렀다.



◇ 엇갈린 경기지표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는 해석이 엇갈렸다.
미국 상무부는 제조업 주문이 1.3% 감소했다고 밝혔다. 제조업 주문은 앞서 1월에는 2.3% 줄어들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인 0.8% 감소보다 큰 것이다.
기업들이 주택 경기 침체, 고에너지가, 소비지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투자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반면 고용 지표는 일단 호재로 해석됐다. 민간 연구기관인 ADP가 예상을 깨고 3월 민간고용이 8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당초 전문가들은 3월 민간고용이 4만5000명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고용 증가폭이 여전히 미미해 이번 주말로 예정된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불러 일으키며 효과가 반감됐다.



◇ 달러 약세반전, 유가 강세

신용위기가 최악을 넘어섰다는 기대와 미국 증시 호황으로 강세를 보였던 달러화가 유로화 대비 약세로 반전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장이 의회증언에서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을 언급한 점이 촉매가 됐다.

오후 3시 21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1.5675달러로 전날의 1.5600달러 대비 0.75센트(0.48%)상승(달러가치 하락)했다.
포렉스 캐피털 마켓의 수석 외환 전략가 캐시 리엔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과 부정적인 고용 전망은 미국 경제상황이 바뀐게 없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리인하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달러 약세 배경이 됐다.



미국 원유재고가 큰 폭으로 늘어났음에도 달러 약세 여파로 유가가 대폭 반등했다.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에 비해 배럴당 3.85달러(3.8%) 급등한 104.83달러로 마감했다.

미 에너지부는 이날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가 74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의 전망치인 280만배럴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날 에너지부의 발표 직후 WTI는 한때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가는 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금리인하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오후 3시 16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1.5679달러로 전날의 1.5600달러 대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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