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도 D램가 인상?…"좀더 지켜봐야"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04.0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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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되더라도 소폭 상승 그칠 것

엘피다에 이어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도 D램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정상적인 가격 폭락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어 인상할 시점이 됐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실제로 가능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또 D램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소폭에 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D램가격 인상 동참?= 주우식 삼성전자 부사장(IR팀장)은 1일 "현재 D램 시장 상황이 비정상적인 만큼 가격조정의 여지가 있다"며 "고객사들과의 협의를 통해 가격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부사장은 다만 인상폭과 관련, 엘피다가 밝힌 20% 인상은 무리라며 한자릿수 인상 정도를 예상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관계자는 이와관련, "일부에서는 2분기부터 D램 시장이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D램 가격과 관련된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 2위인 하이닉스는 D램 가격인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가격은 거래선들과의 협의를 거쳐야 하며 시장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현 가능성은?= 삼성전자의 가격인상 계획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D램 공급과잉 상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급업체가 가격인상을 주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D램의 경우 노트북 수요가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최근 노트북 배터리 공장 화재로 인해 공급이 부족하고 노트북용 LCD 패널 가격도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D램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엘피다는 대형 고정거래처가 많지 않지만 삼성전자는 델, HP 등 주요 PC회사들과 모두 거래하고 있어 가격인상이 엘피다보다 어렵다"고 말했다.

서도원 한화증권 연구원은 "주 부사장의 멘트는 크게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본다"며 "희망사항의 조심스런 전달 정도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모두 D램 가격의 소폭 인상을 추진중이다"며 "하지만 PC 업체들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인상되더라도 2~3% 정도 상승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방향 전환?= D램 업계는 지난해 D램 가격 폭락으로 4분기에 삼성전자를 제외한 모든 회사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다. 1분기 적자는 더 커질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았던 엘피다가 가장 먼저 나서서 '가격인상'을 강조한 것도 그만큼 업계 상황이 악화돼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D램 가격이 인상되면 당장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업계의 수익성은 개선된다. 하지만 이는 삼성전자, 하이닉스만이 아니라 한계상황에 몰리고 있는 후발업체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효과도 있다.

삼성전자는 모든 D램 업체들이 설비투자를 축소하는 와중에도 투자를 축소하지 않았다. 사실상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해 후발업체들을 고사시키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는 전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가격인상을 시사한 것에 대해 업계 일부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D램 업계의 구조조정을 분명히 원하고 있다"며 "업계 공통으로 힘든 상황에서 삼성만 가격을 안 올리겠다고 하면 지탄을 받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형식적인 수준에서의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고 해석했다. D램 가격이 소폭 상승하더라도 적자 회사가 흑자로 전환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시늉만 보여주는게 아니냐는 것.



이와 관련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여전히 D램 가격은 시장상황에 따르겠다는 입장일 뿐 먼저 가격조정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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