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 자산운용사 옥석 가리기

더벨 전병윤 기자 2008.04.0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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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곳에 지배구조펀드 1000억 위탁…프랭클린운용 실적 나빠 중도 하차

이 기사는 04월01일(08:46)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우정사업본부가 지배구조펀드를 만들어 위탁 운용한 결과 수익률이 시장 평균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우정사업본부로부터 자금 운용을 위탁받았던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1년만에 중도하차하게 됐다.

31일 우정사업본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0월 우정사업본부는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시켜 수익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내부자금 1000억원을 3개 운용사에 나눠 맡겨 1년 평균 수익률(2007년 12월4일 기준) 22.7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 42.12%보다 19%포인트 이상 뒤쳐진 결과다.

우정사업본부로부터 자금을 위탁 받았던 운용사간 수익률 편차가 컸는데, 특히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성과가 기대치를 크게 밑돌면서 평균 수익률을 끌어내렸다.

프랭클린템플턴은 1년 수익률 3.69%, 설정(2006년 10월27일)이후 12.02%에 그쳐 위탁운용사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에비해 알리안츠자산운용은 같은기간 1년 수익률 41.59%, 설정(2006년10월12일)이후 72.35%를 기록해 가장 좋은 성적을 얻었다. 두 회사간 1년 수익률 격차가 38%포인트에 육박했다.

다른 위탁 운용사인 KTB자산운용은 1년 수익률 26.10%로 주식형펀드의 평균보다 낮았지만 프랭클린템플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거뒀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를 토대로 지난해 12월에 프랭클린템플턴과 맺었던 위탁 운용 계약을 해지했다. 1년이 조금 넘은 시점에 자금을 모두 회수해 '옥석'가리기에 나선 것.

알리안츠자산운용과 KTB자산운용은 종전 자금을 그대로 운용하고 있다. 3월25일 기준 1년 수익률은 알리안츠자산운용이 28.54%, KTB자산운용이 7.41%를 기록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1년마다 수익률을 기준으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신규로 설정하고 있다"며 "프랭클린템플턴의 경우도 시장이나 다른회사보다 크게 뒤쳐졌기 때문에 자금을 환매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는 당분간 지배구조개선 투자를 맡을 신규 운용사를 선정하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자산배분을 다양화하기 위해 지배구조개선·사회책임투자(SRI) 등 시장 상황에 따라 대안투자를 더욱 넓혀간다는 기본 취지는 고수할 계획이다.

그러나 프랭클린템플턴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오성식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상무는 "불투명한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시키는 투자방식은 시장과 무관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을 수 밖에 없다"며 "따라서 장기적인 성과를 토대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운용철학에 대해 우정사업본부와 서로 충분한 교감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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