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적자 당분간 계속될 듯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2008.03.2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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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도입단가 70% 상승, 자본수지 적자도 확대될 듯

경상수지 적자가 3개월째 이어졌다. 그러나 앞으로도 적자행진은 당분간 계속되고 그 폭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역시 국제유가 상승이 문제다.

특히 최근에는 자본수지 적자도 경상수지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경상수지의 균형을 맞추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당장 다음 달에도 필립스전자의 LG디스플레이 및 만도기계 매각대금, 외국인들의 주식배당금 등이 빠져 나가면 자본수지 적자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경상수지 적자 3개월째=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월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23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지난해 12월 8억1000만달러 적자 이후 석달째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들어 누적 경상수지 적자도 51억달러로 늘어났다. 적자규모가 전달(27억5000만달러 적자)보다 다소 줄기는 했지만 추세는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상품수지의 적자폭이 줄어든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상품수지 적자는 1월 11억달러를 보였으나 2월에는 5억달러로 축소됐다.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8.8% 증가했고 수입은 27.6%가 증가했다. 수입증가율은 1월(31.0%)보다는 꺾였다.



서비스 수지의 적자 행진도 계속됐다. 적자규모도 1월보다 더 늘어난 22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적자규모는 1월보다 24억달러 가량 줄어들었다.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원유 도입단가가 이미 크게 올랐고 앞으로도 계속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면 경제성장과 고용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적자행진 당분간 '계속'=이 팀장의 전망대로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경상수지 적자행진은 4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소한 국제유가와 자본수지 적자 확대는 확실해 보인다. 석유공사 기준으로 국제유가는 지난달 62억달러 어치가 들어왔다. 지난해 2월(39억달러)보다 배 가까이 늘어났다. 도입단가도 지난해 2월에는 배럴당 54.9달러였지만 올 2월에는 93달러로 껑충 뛰었다. 69.5%가 상승한 것이다. 3월에는 100달러가 넘어섰기 때문에 ‘유가 타격’은 더 심해질 것이 확실하다.

자본수지 역시 3월과 4월에는 적자규모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3월부터 외국인들의 주식배당금 해외 송금이 이어지는데다 필립스 등 외국기업들이 국내 기업에 대한 지분매각 대금이 줄줄이 빠져 나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양 팀장은 “3월 자본수지는 필립스의 LG디스플레이 부문 매각과 만도기계 매각대금이 빠져 나갈 경우 또 다시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며 “여기에 3~4월에는 외국인들의 주식배당금 지급이 집중돼 있어 4월까지는 경상수지 적자상태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크지는 않지만 최근의 환율급등이 적자를 줄이는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양팀장은 “정기적으로 환율이 계속 상승하면 수출은 늘고 수입은 억제되는 면이 분명히 있기는 하다”면서도 “그러나 상품수지 적자요인은 원유 도입 단가 상승이 가장 큰 요인이기 때문에 환율이 올랐다고 경상수지가 흑자로 바뀐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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